문화재청이 화재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 담 일부를 헐어 논란이 일고 있다.
문화재청 종묘관리소는 10월 중순부터 창덕궁 돈화문 앞 경희한방병원 옆 순라길에 있는 종묘 담에 소방문을 내는 공사를 시작, 담을 7m 가량 헐고 이곳에서 영녕전까지 이어지는 소방로 공사를 하고 있다.
종묘관리소 담당자는 1일 "종묘 정문은 작아서 사다리차 진입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정문 앞에서 시위가 잦아 화재가 났을 때 초기 진화가 어렵다"며 "숭례문 화재 이후 초기 진화의 중요성을 절감, 유관기관 협의와 문화재위원회 허가를 거쳐 공사를 시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5톤 소방차와 사다리차가 진입할 수 있는 소방문과 소방로를 만들기 위해 종묘의 담장을 허문 것은 행정편의주의에 따른 문화재 훼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담을 허는 일에 여론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고 다른 대체 수단도 고려하지 않았다"며 문화재청을 비난했다.
황평우 소장은 "종묘 정문으로 1톤 미만의 소방차는 다닐 수 있다"면서 "굳이 담장을 허물지 않고도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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