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흐름은 잔잔한 한 달이었다. 1,129.08(3일)로 11월을 연 코스피지수는 28일 1,076.07로 마감했다. 그러나 사흘에 한번 꼴로 사이드카가 발동(급등 4, 급락 3회)될 만큼 일일 변동성은 극심했다. 8%가까이 내리꽂는가 하면 5%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물경제 침체와 건설 및 은행업종의 유동성 우려 탓이다. 외국인은 한달 내내 국내 주식을 처분했다. 월말 3일간 귀환의 모양새를 취한 게 그나마 12월의 위안거리다.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몰락 위기도 전세계 증시의 불안심리를 키웠다. 불안한 안정을 구가하고 있는 우리 증시의 업종별 한달 성적표는 어땠을까.
건설업종은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정부에서 제시한 대주단 가입의 실효성 문제와 중소형 업체의 유동성 부족 우려가 틈만 나면 시장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문제가 얽힌 은행업종도 덩달아 떨어졌다.
심지어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 하나에도 지옥을 맛봐야 했다. 52주 신저가를 경신(3만7,250원)한 GS건설이 대표적이다. 설상가상 부도설 자금난 등 괴소문까지 떠돌자 GS건설은 급기야 소문 유포자를 신용훼손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하나금융 역시 무수익여신(NPL) 비율 산정기준을 통상보다 보수적으로 산정한 JP모건의 보고서로 인해 52주 최저가의 수모를 당했다.
다행히 두 업종은 11월 마지막 주에 뒷심을 발휘했다. 정부의 은행 자본확충 지원책 발표, 낙폭과대에 따른 저가 매력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설(設)만 무성하던 각 업체의 성적표가 이제 본격적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종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미국 자동차 '빅3'의 현금 유동성 위기가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영향을 미친 데다, 글로벌 실물경기 위축으로 인한 수요감소, 도요타의 감산 발표 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10월말 대비 30%이상 하락했다.
반면 중국 관련 종목들은 강세였다.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 덕분이다. 4조위안 규모의 경기지원책, 금리 인하 등은 그간 낙폭이 컸던 기계 철강 조선업종 등에 단비였다.
조선업종 중에선 현대미포조선이 가장 앞서갔다. 경쟁사대비 높은 영업이익률과 시가총액대비 단기 유동성 자산의 비율이 65%정도로 유동성 우려가 적다는 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주가는 월초대비 25% 상승했다.
LS산전도 중국 정책의 수혜를 누렸다. 실적도 양호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저전압 부품의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3분기 매출액(3,382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늘었고, 전력기기와 전력시스템의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각 40%, 20% 증가했다. 월간 상승률은 18%다.
경기방어 종목에선 CJ제일제당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소재식품 부분 중 이익기여가 가장 많은 설탕의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높아진 덕분이다. 더불어 저평가 매력도 한몫 했다는 평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도움말=우리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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