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후 8년 만에 빌려준 돈(대외채권)보다 빌린 돈(대외채무)이 많은 국가가 됐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9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순대외채권(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을 뺀 금액)은 -251억달러였다. 순대외채권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000년 1분기(-58억4,000만달러)이후 처음이다.
대외채권은 6월말에 비해 223억5,000만달러 줄어든 4,223억4,000만달러였고, 대외채무는 44억4,000만달러가 늘어 4,250억9,000만달러였다. 한은은 이 기간 외국인들이 국내주식을 대거 처분(28억4,000만달러)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와 남은 만기가 1년이 안 되는 장기외채를 합친 '유동외채'가 꾸준히 늘고 있어 걱정을 더하고 있다. 9월말 현재 유동외채는 2,271억2,000만 달러로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53.4%였다. 우리나라의 채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 할 돈이 외환보유액(9월말 2,396억7,000만달러)의 94.8%에 육박했다. 당장 빚을 갚고 나면 125억3,000만달러 밖에 남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한은의 양재룡 국제수지팀장은 "선박선수금, 환헤지 해외차입금 등 상환부담이 없는 외채 1,112억 달러를 빼면 순대외 채권은 861억달러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유동외채도 10월 은행의 단기 외화차입금 상환, 외국인 채권투자 회수 등으로 230억달러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순채무국 전환 소식은 이미 지난 9월부터 예상돼온 만큼 외환시장에 크게 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오히려 전날보다 7.0원 떨어진 1,469.0원에 마감했다.
손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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