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인터넷 고교 동창회 카페에 접속 중이던 김모(59)씨는 한 동창에게서 갑작스러운 메신저 채팅 요구를 받았다. 친구는 "택시에 현금카드 등이 든 지갑을 두고 내려 아무 일도 못하고 있는데 300만원을 계좌로 급히 송금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평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자주 만나는 친구의 부탁인지라 즉시 100만원을 해당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나 15분 뒤 친구에게 돈을 받았는지 전화연락을 해보고서야 사기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박모(42)씨도 지난달 초등학교 동창회 카페에 접속했다 비슷한 방법으로 400만원을 사기 당했다. 박씨는 "친구가 '택시 안에서 돈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계약금이 날아간다. 핸드폰도 두고 내려 계약자 명의의 계좌로 돈을 부쳐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해서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동창회 카페에 친구나 동창 명의로 접속한 뒤 채팅을 시도하면서 돈을 빌려 잠적하는 신종 사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8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최근 이 같은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진정서가 2건 접수됐고, 비슷한 방법으로 돈을 송금 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경우도 3건이나 발생했다.
경찰은 전화 보이스 피싱 단속이 강화되자 범죄 세력들이 인터넷 상으로 무대를 옮겨 해킹 등을 통해 빼낸 개인정보를 토대로 사기 사건을 저지르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동창이나 친구 등 친밀한 관계를 이용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손쉽게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며 "동창회 등 송년모임이 많은 연말을 맞아 유사 사기사건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여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당부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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