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하면서 두 나라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지역을 공습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파키스탄은 이에 맞서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병력을 인도 국경으로 이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두 나라가 자칫 군사적 충돌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카슈미르 지역을 공습하기 위해 공군에 적색 경보를 발령했다. AFP통신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가 2004년 회복된 이후 카슈미르와 인도로 인력과 물자가 활발하게 오고 갔다”며 “인도 정부는 뭄바이 테러범 10명 중 상당수 또는 전부가 파키스탄 펀자브 혹은 카슈미르에서 잠입했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공군은 그러나 적색 경보 발령설에 대한 논평은 거부했다.
파키스탄은 이 같은 테러 관련설을 강력 부인하면서도 인도의 무력 대응에 대비하고 있다. AP통신은 “인도 군이 무력 대응에 나서면 파키스탄은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모든 병력을 인도 국경으로 이동시킬 것”이라며 “향후 1, 2일간이 양국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파키스탄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은 “인도가 테러와 관련해 과잉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파키스탄의 단체나 개인이 개입됐다는 증거가 나오면 신속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AP통신에 따르면 R. R. 파틸 인도 마하슈트라주 내무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테러범들은 위성전화를 통해 해외에서 끊임없이 지령을 하달 받았다”며 “이들은 해상로를 통해 26일 뭄바이 콜라바의 작은 항구에 도착, 택시에 무기를 싣고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30일 “테러범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파키스탄 국적의 자이스왈(21)이 테러를 도왔던 사람들의 인적 사항을 털어놓기 시작했다”며 “그가 자백한 협력자는 적어도 5명인데 이들은 쉼터를 제공하거나 범행 장소와 경찰 초소 위치에 관련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자이스왈은 인도판 9ㆍ11을 목표로 테러를 저질렀으며 호텔 외에 유대인 거주촌 나리만 하우스를 공격한 것은 팔레스타인 주민이 겪는 고통에 대한 보복이라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숨진 테러범 중 한명은 나리만 하우스에 거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테러범들은 카슈미르 무자파라바드 지역의 산악 훈련장에서 1년여 동안 테러를 준비했다”며 “뭄바이를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최대한 많은 시민을 사살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은 “그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몸에 폭탄을 장치해 자폭하는 가미카제 특공대 방식을 취했지만 뭄바이 테러범들은 가능한 한 오래 살아 남아 최대한 많은 피해를 내도록 했다”며 “새로운 방식의 테러”라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30일 인도의 시브라즈 파틸 내무장관이 뭄바이 테러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만모한 싱 총리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군은 29일 치열한 교전 끝에 테러범 10명 중 9명을 사살하고 1명을 체포해 26일 시작된 뭄바이 테러를 60시간 만에 완전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뭄바이 당국에 따르면 이번 테러로 195명이 사망하고 295명이 부상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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