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억압적 수사 방식을 폭로해 일부 네티즌으로부터 영웅으로까지 불린 중국의 사형수 양지아(楊佳ㆍ28)가 26일 끝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양지아는 올해 7월 1일 상하이(上海) 자베이(閘北) 공안분국에 침입, 흉기로 경찰 6명을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해 이날 사형이 집행됐다. 양 피고인은 사형 집행에 직전 어머니를 20분간 면담했다고 홍콩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상하이 여행 중 번호판 없는 자전거를 임대해 끌고 가다 자베이분국 경찰들로부터 자전거도둑이라는 누명을 쓰고 불법 구금을 당했으며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해 성불구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 차례 공안당국에 손해 배상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하자 자베이 공안분국에 침입, 경찰을 살해하고 부상을 입혔다.
그의 범행동기가 알려지자 동정 여론이 일었고 일부 네티즌은 경찰의 강압 수사에 저항하는 '영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베이징에서는 "베이징 사람이 상하이에서 봉변을 당했다"는 등의 지역 감정도 꿈틀댔다. 경찰이 그의 모친과 외부의 접촉을 금지하고 1심 재판 담당 변호사가 자베이 공안분국이 위치한 자베이구 자문 변호사를 지낸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신경보(新京報) 등 베이징(北京)의 일간지들은 27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양지아의 사형 소식을 크게 다뤘으며 일부 신문은 그가 죽기 3일 전부터 사형집행 때까지의 행적을 소상히 전하기도 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양지아는 중국 경찰의 야만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양지아 사건이 중국 법률체계의 공정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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