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 앉으면서 중국발(發) 공급 초과 현상이 가져올 후폭풍이 우려된다. 중국이 막대한 재고를 수출 등을 통해 밀어내면서 국제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이었던 중국이 이번에는 반대로 저가 물량 등을 쏟아내는 화이트홀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미 국제 휘발유 가격은 중국산 덤핑 탓에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26일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3억6,800만톤으로 추정되는 반면, 중국 정유사의 정제 능력은 3억5,100만톤에 불과했다. 때문에 중국은 지난해 1,700만톤의 석유 제품을 국제 시장에서 수입했고, 올 들어 7월까지도 33만톤의 휘발유를 수입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바뀌었다.
8월 중국의 휘발유 수입량이 18만톤으로 크게 준 데 이어, 9월에는 아예 19만톤 순수출국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달엔 수출량이 더 늘어 21만톤의 휘발유를 국제 시장에 내놓았다. 중국 정유사의 정제시설이 확충되며 공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줄면서 휘발유가 남아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덤핑 물량이 쏟아지며 국제 휘발유 시장에선 휘발유 가격이 원유보다 더 싼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만 해도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 기준) 가격은 두바이유보다 10달러 가량 비쌌지만, 최근엔 휘발유가 두바이유보다 오히려 4달러 가량 싸다. 생산량의 50% 이상을 수출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채산성이 악화한 것은 물론이다.
이미 고철값 하락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도 중국 철강 제품의 덤핑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수요 둔화가 본격화하자 중국이 싼 가격에 밀어내기 수출에 나선 것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13일 수출세를 제품 종류에 따라 일부 인하하거나 폐지했다. 수출을 막았던 장벽이 사라진 셈이다. 더구나 중국 업체들은 최근 제품값 인하에 앞장서며 국제 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강철은 내달부터 고급철강제품(냉연강판) 가격을 22% 내리기로 한 데 이어, 내년 초에 다시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밀어내기는 이제 시작이다. 중국 인허증권의 최근 철강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중국 조강 생산량은 4억8,554만톤으로, 올해 추정치(5억977만톤)에 비해 4.8%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물량 공세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종재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이 내수침체와 과잉설비에 따른 수요 돌파구를 찾기 위해 수출 관련 세금(수출관세ㆍ증치세 환급)을 낮추는 추세여서 앞으로 국내 철강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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