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 로비의 성공사례금 30억원의 실소유주는 누구인가.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은 30억원을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씨에게 건넸지만,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로비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돈의 실제 주인이 노씨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김해 상가 점포는 노씨 소유?
우선 이 돈의 관리를 맡은 정씨의 사위 이모(33)씨가 구입한 상가 점포의 실소유주가 논란거리다. 물론 이 점포는 이씨 명의로 돼 있다. 하지만 상가 소재지인 김해시는 노씨의 자택이 있는 곳으로 충북 청원군에 사는 정씨가 자신과 별다른 연고가 없는 곳에 사위를 시켜 상가를 구입했다는 사실이 얼른 납득되지 않는다. 검찰은 점포의 임대차 이자 등 이익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등을 추적해 실소유주를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이 점포를 구입한 직후 홍씨에게 근저당을 설정해주고 5억원을 빌린 대목도 석연치 않다. 정씨 형제가 거액의 성공사례금을 받고 나서 홍씨에게 추가로 돈을 빌렸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머지 자금의 행방
정씨 형제는 상가구입 대금을 제외한 일부 금액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여전히 최종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은 차명으로 세탁된 자금 일부가 노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홍 사장이 정씨 형제에게 접근하고, 정씨 형제가 노씨를 홍 사장에게 소개하고, 노씨가 홍 사장의 청탁을 받아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세종증권을 사도록 청탁 전화를 했던 시점에 이미 성공보수금이 정해졌다고 보고 있다. 2005년 4월~6월 경이다.
실제 정씨 형제는 2006년 2월27일 홍 사장 명의로 29억6,300만원이 입금된 통장을 넘겨받은 뒤, 약속했던 사례금(30억원)에서 부족하자 6,000~7,0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이미 관련자들 간에 챙길 금액이 정해졌을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홍씨가 노씨에게 별도로 자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이 돈의 일부가 노씨 몫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자금관리한 사위는 청와대로
정씨의 자금관리를 맡은 사위 이모씨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실도 흥미롭다. 검찰은 “시점으로 볼 때 이씨의 청와대 근무와 이 사건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씨가 자금관리를 한 시점은 2006년이었다. 검찰은 “이씨는 정씨가 주식을 사오라고 하면 사오고 하는 등의 심부름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모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의 이씨는 주변에 “장인(정씨)의 소개로 청와대에서 근무하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씨가 어떤 경로를 통해 이씨의 취직을 부탁했는지, 농협 로비 커넥션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권지윤 기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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