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과 강남일대의 중대형 빌딩에 대한 매기세(勢)는 앞으로 6~9개월후면 다시 살아날 것이다. 그 세력의 중심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고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는 재벌 기업들이 자리잡을 것이다."
세계 40개국에 110개 지점을 둔 미국의 부동산투자컨설팅업체인 존스 랭 라셀레 코리아의 제임스 티렐(42)대표는 24일 "국내 도심의 입지가 좋은 중대형 빌딩들은 자산 디플레 여파로 가격이 현재 평균 10~20% 하락했지만 이렇다 할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그러나 앞으로 6~9개월 후에는 더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그 시점에 맞춰 빌딩 소유자들의 손 바뀜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렐 대표는 "현금동원이 가능한 외국 투자자들이나 재벌 기업들은 현재 부동산 가격의 하락추이를 관망하며 경제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은 내년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악화하면서 도심에 빌딩을 가진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에 시달려 가격을 더 내려 잡을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해있는 다국적 부동산 투자펀드들의 움직임도 소개했다. 그는 "국내에 빌딩을 소유해온 세계유수의 투자은행(IB)들은 금융위기에 따른 유동성 문제로 건물 매각을 검토하거나 이미 물건을 내놓은 상태"라며 "금융위기의 영향권에 벗어나있는 또 다른 외국계 투자 펀드들, 소위 '제2 세력'들은 이들의 물건들을 저가에'이삭줍기'를 하기 위해 정중동의 자세로 대기중"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외국계 부동산투자 펀드로는 독일의 RREEF 펀드를 비롯 미국의 라셀레투자매지니먼트 펀드, 메릴린치부동산 투자펀드, 프라메리카 펀드, 앤젤로 골든부동산 펀드 등을 꼽았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펀드들은 국내 알짜배기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관심도 높지만 최근 들어서는 백화점과 같이 임대료가 높은 상가매물에 대해 높은 투자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도 그는 귀띔했다.
그렇다면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관심은 아직도 식지 않은 것인가. 티렐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부동산 등 가격조정이 심하게 이뤄질 내년 3,4분기가 한국경제로서는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때가 되면 다시금 외국인들의 투자 소식이 신문지상을 장식하게 되고 그 주체세력도 외국인에서 재벌기업이나 또 다른 외국인으로의 손 바뀜 현상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 여파가 아직은 한국의 부동산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는 없고 아직도 조정 받을 여지가 많이 남아있다 "며 "한국의 부동산경기는 내년 3,4분기를 저점으로 L자형 디플레 보다는 U자형 조정국면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업체들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중단 사태에 대해서도 그는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건설경기 침체로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부실화 위험이 증대되고 있지만 대출규모가 작고 유동화 비율이 낮아 전반적인 금융부실로는 파급되지 않을 것"이라며"은행들도 향후 6개월 후에는 건설업체들과의 PF 계약을 위해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앉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렐 대표는 달랑 아파트 한 채에다 주식에 발목이 잡혀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당부도 아끼지 않았다. "저도 한남동에 집이 한 채 있지만 절대 안 팝니다. 매달 가격이 빠지고 있지만 당분간 가격을 무시해버리세요. 2년 만 잘 버티면 정상 가치를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주식도 마찬가지고요. 아무리 '셀 코리아'가 이어진다 해도 아직도 한국경제의 가능성을 믿고 꿋꿋이 투자하는 또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