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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갑부 '성공신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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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갑부 '성공신화'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입력
2008.11.2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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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고 갑부의 황광위(黃光裕ㆍ39ㆍ사진) 궈메이(國美) 그룹 회장의 몰락은 허무할 정도로 순식간에 이뤄졌다.

단돈 3만 위안(현재 환율기준 600만원)으로 차린 가전제품 양판점을 중국 내 1,300개 매장을 거느린 가전 판매 체인으로 키운 신화적인 인물 황 회장이 최근 구속돼 중국 공안으로부터 수사를 받으면서 성공 신화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운명을 맞았다.

지난 주말 홍콩 언론을 통해 나온 황 회장 수사설은 24일 차이징(財經) 등 중국 관영 언론이 "황 회장이 19일 베이징 공안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면서 기정사실이 됐다. 궈메이 측도 "황 회장이 궈메이의 전부는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간접 시인했다. 그가 귀가했다는 소문도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황 회장은 중국 기업인의 성공과 좌절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광둥(廣東)성 산터우(汕斗)에서 태어난 황 회장은 가난 때문에 중학교도 마치지 못했지만 열 일곱의 나이에 베이징(北京)으로 올라와 20대에 재벌이 된 대표적인 자수성가 기업인이다. 올해 중국 부호 랭킹 집계에서 430억위안(8조6,000억원)의 자산으로 최고 부자에 올랐다.

황 회장은 사업 확장에 저돌적인 것으로 유명하지만 깨끗하지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흔적도 많다. 특히 궈메이를 홍콩 증시에 우회상장하면서 수십억 위안을 챙기는 것을 계기로 본업 보다 돈놀이에 진력했다. 뇌물을 공여, 은행에서 불법 대출을 받고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기도 했는데 이런 행적 때문에 권력층의 미운털이 박힌 것 같다.

중국 언론은 황 회장이 주가 조작 혐의로 수사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친형 황쥔친(黃俊欽)이 최대 주주로 있는 상장 제약사 진타이(金泰)의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2007년 7월 9일부터 38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무려 539.14% 올랐고 황 회장은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홍콩 언론들은 황 회장이 뇌물공여, 돈세탁, 자금 해외도피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고 전해 사건이 정치권까지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 황 회장의 부인 리사 두가 외국에 체류중인 것도 심상치 않은 징후이다.

중국 재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가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칼을 빼 들었다는 것 자체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항간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수사를 지시했다는 말도 떠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종업원이 무려 30만명에 달하는 궈메이를 도산시킬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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