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생성 전 사무차관 및 가족 연쇄 살상 사건은 연금 정책에 불만을 품은 정치 테러가 아니라 어린시절 키우던 개가 보건소에서 처분된 데 대한 분풀이로 저지른 일종의 무차별 범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건의 범인이라고 주장하며 22일 밤 경시청 본부에 자진 출두한 고이즈미 다케시(小泉毅ㆍ46)는 조사 과정에서 "대학에 가서 고위 관료가 악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고위 관료는 나쁘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후생성 직원명부가 열람 가능한 시설에서 두 사무차관의 집 주소를 확인했다"며 "다른 간부 주소도 조사했다. 더 저지를 생각이었다"며 추가 범행 계획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 뒤 경찰 경계가 강화해 "더 이상 힘들다"고 생각해 단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과거 보건소에서 애완동물이 죽임 당한 데 화가 났다"는 출두 직후의 진술을 반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가 경찰에 출두하기 2시간 여 전 언론에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메일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이즈미의 부친에 따르면 어린 시절 집 없는 하얀 잡종개를 집에 데려온 고이즈미는 그 개를 초등학교 2, 3학년 때까지 길렀으며 수명이 다해 죽은 뒤 슬퍼하며 묘까지 만들어 묻었다. 부친은 "아들이 집 없는 개에게 먹이를 주고 귀여워했는데 당시 집에서 열고 있던 구멍가게의 손님이나 이웃 주민에게 잘 짖어대 보건소에 보내 처분했다. 아들은 싫다고 말한 것 같다. 그 일을 마음 속에 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범행은 6월 발생한 아키하바라(秋葉原) 무차별 살인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불만이나 증오를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해소하려 한 무차별 살상 사건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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