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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야누스'행보 언제까지

입력
2008.11.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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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공공의 적'이다. 한때는 '시장의 구세주'라해도 모자람이 없었지만, 이젠 '훼방꾼'수준도 넘어섰다.

끝없는 순매도 공세로 증시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는 외국인 얘기다. 증시가 살아날 조짐이라도 보이면, 아예 '싹'부터 잘라 버린다. 가끔은 오전 장에서 '양의 얼굴'(순매수)을 했다가도, 오후만 되면 어김없이 특유의 '늑대 모습'(순매도)으로 변신하고 만다. 시장에서 외국인은 요즘 공포 그 자체다.

이 달 들어 외국인은 25일(17거래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4거래일, 코스닥시장에서 16거래일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 달 중 외국인의 '사자' 규모(유가증권 843억원, 코스닥 123억원)를 모두 합해도 하루 평균 '팔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서만 36조원(10월 6.7조원, 11월 2.2조원 등)을 순매도했다.

문제는 속도와 강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 올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외국인을 다급하게 만들었다. 전세계 증시가 비슷한 처지니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소한 수급의 원리가 작동돼야 온전한 시장이라는 관점에선 외국인의 '셀 코리아'(Sell Korea)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

급기야 25일엔 증권업협회 주관으로 외국계 증권사(5곳) 대표 및 국내 증권사(4곳) 국제본부장이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연말결산을 앞둔 현금확보 전략 ▦헤지펀드 청산으로 인한 매도 ▦일부 외국 언론의 부정적 보도 등이 외국인 매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나름의 해법도 제시했다. ▦해외 마케팅 활동 강화 및 다양한 채널 구축 ▦중국 일본 중동 등지에서 투자유치설명회(IR)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조기편입을 위한 민관 협조 ▦공매도 완화 등 과감한 정책 주문 등이다. 제대로 먹힐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외국인 매도 공세의 선봉으로 꼽히는 헤지펀드의 움직임을 살펴보는 게 타당해 보인다. 이르면 다음달부터는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한층 누그러질 전망이란 게 핵심. 헤지펀드의 환매 및 청산 요청 배경을 살피면 답이 나온다(삼성증권 보고서)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현재 '삼면초가'(三面楚歌)에 처해있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투자자의 환매요구, 담보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금융회사의 마진콜(증거금 부족분 상환요구) 압박, 공매도 규제 강화에 따른 구사 전략 제약 등이다. 특히 헤지펀드의 주력 무기인 '롱-숏'(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차익추구) 전략마저 각국의 공매도 금지조치에 힘을 잃은 상태다. 돈은 돈대로 쌓아야 하는데, 벌어들일 수단마저 잃은 셈이다.

그러나 고비는 넘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확한 규모는 확인할 수 없지만 헤지펀드는 10월부터 환매 및 청산 요청을 받기 시작해 11월 정점을 이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환매 및 청산을 위해서는 통상 11월말까지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막바지물량이 11월말~12월초에 걸쳐 흘러나올 수 있다"고 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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