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 활동을 금기시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록 그룹이 탄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의 첫 여성 록 그룹 '애컬레이드(Accolade)'가 첫 싱글 '피노키오'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25일자 1면 기사에서 전했다.
여대생 4명으로 구성된 애컬레이드의 노래는 마이스페이스(미국판 싸이월드)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아 들을 수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대중 앞에서 공연할 수 없고 앨범 사진도 찍을 수 없지만 이들의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리드 싱어 라미아는 "사우디에서 여성 록 그룹의 결성은 하나의 도전이고, 다른 사람의 눈에는 우리가 미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NYT도 여성은 얼굴을 드러낸 채 외출하기가 어렵고 운전도 할 수 없는 사우디에서 여성 록 그룹이 탄생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사우디에서 남성 록 그룹이 결성된 것은 20년도 더 됐다. 그러나 경찰이 대중 앞에서 공연 했다는 이유로 1995년 록 뮤지션 300여명을 잡아들이면서 록을 비롯한 대중음악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면서 차갑게 얼어붙은 대중음악계에 해빙의 기운이 일고 있다.
제다의 카페에서는 록 그룹의 공연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미국 문화의 상징인 힙합도 차츰 인기를 모으고 있다. NYT는 이 같은 변화가 사우디 인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25세 이하 젊은이들이 더 많은 자유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컬레이드에서 기타 연주를 담당하는 디나는 "모든 것이 변하고 있어서 아마 10년 안에는 라이브 공연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낙관했다.
NYT는 애컬레이드 멤버들은 이미 인습타파주의자가 돼있다면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제다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이들은 겉에는 여느 사우디 여성과 마찬가지로 긴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만 그 안에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특히 라미아는 한쪽 눈썹과 입술 아래에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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