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 씨가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노 씨를 출국금지 조치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노 씨의 등장으로 세종증권 매각 과정의 얼개는 더 분명해졌다. 정화삼 씨 형제, 세종캐피털 홍기옥 대표와 정대근 전 농협 회장 간 연결고리가 노 씨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노 씨는 세종증권 매각 6개월 전인 2005년 6월 홍 대표 등으로부터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은 뒤 정 전 회장에게 전화해 이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또 '민원전화 한 통'을 걸긴 했지만 대가를 받은 것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친형에게 기업 매각과 관련된 부탁을 해서 성사가 됐는데 아무런 사례도 오고 가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노 씨에게 의심의 눈길이 쏠리는 것은 그가 참여정부 시절 보여준 언행과도 무관치 않다. 노 씨는 2003년 9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으로부터 사장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았다가 석 달 뒤 남씨가 연임에서 탈락하자 돈을 돌려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또 "능력 등으로 보아 K씨가 국세청장이 되는 게 순리""장관 시켜 달라는 사람한테서 받아놓은 이력서가 2통"이라고 말하는 등 수 차례 인사문제로 '위세'를 부려 '봉하대군'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노 씨이기에 정 씨 형제와 홍 대표, 정 전 회장 등과 형성된 삼각관계의 실체에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물론 노 씨가 농협의 세종증권 고가 인수에 따른 대가를 받았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정ㆍ관계 인사의 개입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이 사건을 권력형 게이트로 단정하기 이른 것도 이 때문이다. 노 씨 주장의 사실 여부나 정ㆍ관계 인사의 개입 여부는 결국 세종증권 매각 후 정씨 형제가 홍 대표로부터 받은 사례금 30억원, 정 전 회장이 받은 50억원의 성격과 사용처 규명에 달려 있다. 검찰이 수사팀을 확대했다니, 증거 중심의 철저한 수사로 이 사건에 쏠린 국민적 의혹을 신속히 해소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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