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TV의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가 일요일 밤 9시로 복귀하며 새로운 중흥기를 예고하고 있다. 복귀 첫 방송일인 23일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은 15.9%. 밤 10시 방송됐던 16일(15.4%)보다 0.5% 상승한 수치다.
'개그 콘서트'를 밀어내고 일요일 밤 9시를 차지했던 '대왕 세종'의 종영 시청률(13.1%)도 뛰어넘었다. 드라마가 떠난 일요일 밤 '개그 콘서트'가 유일한 대안임을 복귀 자축과 함께 당당하게 알린 셈이다.
'개그 콘서트'의 식지 않는 인기는 MBC '개그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경쟁 프로그램의 침체 속에서 더욱 빛난다. "개그 프로그램의 침체기라고 하지만 '개그 콘서트'는 거기서 빼 달라. 우리는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는 김석현 PD의 발언을 과장으로 치부할 수 없을 정도다.
1999년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열띤 호응 속에 만 9년을 달려온 '개그 콘서트'의 저력은 독특한 제작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다. '개그 콘서트'는 아직도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이 프로그램의 주축을 이룬다.
김대희, 김준호, 유세윤 등 기획사 소속 개그맨들도 모두 KBS에 본적을 두고 있다. 다른 개그 프로그램처럼 코너간 무한경쟁 시스템을 도입해도 프로그램의 중심이 잡히는 이유다.
'개그 콘서트'의 최대 강점인 개그맨들의 뛰어난 연기력 역시 선후배 사이의 자연스러운 노하우 전수에서 비롯됐다. 개그맨 김대희는 "선후배가 함께 코너를 이끌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를 주고 받고 대사를 하는 방법 등을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자와 할아버지가 함께 볼 수 있는 다양한 개그 코드의 조화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장례 서비스 회사의 CF를 패러디한 '도움상회'처럼 최근의 조류를 반영하는 코너와 함께, 장수 코너인 '대화가 필요해'처럼 온 가족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코너가 공존하고 있다. "나이든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렵다"는 평을 듣는 타사 프로그램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인상적인 캐릭터를 늘 동원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독특한 캐릭터로 일단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뒤, 여러 코너에서 재미를 맛보게 하는 전략이 먹히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개그 콘서트'의 경쟁력은 브랜드. 10년 동안 꾸준히 주말 밤을 지켜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청자들이 습관적으로 채널을 고정시키게 된다.
개그맨 김대희는 "지금 타사 경쟁 프로그램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우리는 이미 예전에 겪었고, 그 해결책들을 찾았다"며 "힘든 고비를 만날 때마다 전환점을 만들려고 노력해온 것이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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