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북 민간단체들이 어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대북 삐라를 계속 날려 보내겠다고 밝혔다. 대북 삐라 살포가 북측을 자극해 남북관계 악화의 빌미가 되고 있음을 들어 자제를 촉구해온 우리로서는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그제 북측의 개성관광 중단 등 강경 대응 조치 통보로 남북관계가 중대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여기서 북한을 더 자극해 무슨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들도 며칠 전에는 비록 조건부이긴 했지만 삐라 살포를 당분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런데 북한의 강경 조치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결정과 행동에 따라 북한 김정일 체제가 단번에 변화되리라고 생각했다면 과도한 기대다. 경우에 따라 정부당국과 민간단체가 역할 분담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 또는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와 민간이 보조를 함께 해 강경으로 치닫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다.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게 되면 북한자유화 운동단체나 납북자 단체가 주장하는 북한주민의 인권개선과 납북자 귀환 사업 등이 더 어려워질 게 뻔하다. 원칙과 대의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지혜도 필요하다는 것쯤은 이들 단체 구성원들도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정부 당국도 이들에 대해 진지한 설득노력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북측이 일방적으로 강수를 두고 나온 지금 남측이 쉽게 약세를 보일 수는 물론 없다. 북한의 위협에 굴복했다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를 한 쪽이 물러서면 겁쟁이가 되는 '치킨 게임'으로 만들어온 남북 당국의 무능이 진퇴양난의 형세를 초래했다.
하지만 여기서 더 나가면 남북관계 전면 중단에 그치지 않고 안보 불안으로까지 번질 수도 있다. 남북 당국은 당분간 냉각기를 갖고 더 이상 사태가 악화하지 않게 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냉각기에 대북 단체들은 상황을 꼬이게 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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