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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정상회담, 李대통령 "북한 문제 일관성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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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日 정상회담, 李대통령 "북한 문제 일관성 유지해야"

입력
2008.11.24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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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작별이 못내 아쉬운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22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마지막 한미 정상회담에서 "퇴임 후에도 한국을 꼭 들러 달라" "좋은 친구로 만나게 돼 감사하다"고 마지막 말을 남기며 '닭살 돋는(?) 찰떡 궁합'을 과시했다.

두 사람의 '최후의 덕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어제 내가 백악관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공직자의 자세에 대해 묻길래 '겸손하고 대의명분을 따라야 한다'고 답하면서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당시 교회에서 3년여 간 주차요원으로 봉사활동을 한 예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 멋적은 표정으로 "대단한 일도 아닌데 기억해 줘 고맙다"고 화답했다.

앞서 열린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가 쉽지 않은 모임이었는데 성과를 끌어낸 것은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이어 이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서는 일관성 유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하자 부시 대통령은 곧바로 "그게 바로 내가 당신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정상은 가족처럼 잘 지내 왔다. 기독교 신자이면서 최고경영자(CEO)에 지방자치단체장 출신이라는 확실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었던 데다 자유시장경제 신봉과 북핵 상호주의 원칙 등 정치철학도 비슷해 두 정상은 역대 양국 대통령 가운데 가장 깊은 유대를 자랑할 수 있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각각 이 사람(this guy, this man)으로 표현해 문제가 되기도 했던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내 친구(my friend)'라고 부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정상의 친밀감 속에 양국 관계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이라이트는 최근 타결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4월 첫 회담에서부터 7개월 동안 무려 4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 가장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ㆍ미ㆍ일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때도 초기 북한과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면서 "대북 정책은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고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부시 대통령은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북핵을 검증하는 데에 3국이 공조해야 한다"고 말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3국 정상이 만난 것은 2006년 11월 베트남 하노이 APEC 이후 2년 만이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콜롬비아 싱가포르 칠레 등과 연쇄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외교에 주력했다. 이 대통령과 알바로 우리베 콜롬비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긍정 검토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또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국제 금융 위기에 대해 공조키로 하고, 내년 6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리 총리를 초청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과는 칠레의 광물 자원과 건설 시장 등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리마=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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