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출입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화물 장치능력 5만5,000TEU(1TEUㆍ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신선대부두는 평소 하루 평균 6,500TEU를 처리했지만 9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면서 이 달 들어서는 20%가량 감소한 5,200TEU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도 야적장 화물장치율(적정 60%)은 80%를 넘어 포화상태다. 수출입 부진으로 컨테이너 회전율이 떨어져 빈 컨테이너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감만부두 등 여타 컨테이너부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10월까지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142만420TEU로 전년 동기대비 3.5%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증가율(10.2%)에 비하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더구나 11월에는 0%, 12월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업체 부도 등으로 찾아가지 않아 부두에 방치되고 있는 수입화물도 671건, 4만1,419톤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건수는 50%, 중량은 100% 이상 늘어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
울산항도 부두마다 꽉 들어찬 화물로 숨이 막힐 지경이다. 울산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에는 평소 3,4단이던 컨테이너가 6단까지 쌓여 있다. 화물 장치율도 83%(8,200여TEU)에 달해 작업이 마비될 정도다. 이 중 3,300TEU는 갑작스러운 수출주문 취소 등으로 기약 없이 발이 묶인 것들이다.
온산항의 정일컨테이너터미널은 빈 컨테이너로 인해 장치율이 포화상태인 88%(1만TEU)에 다다르자 인접 울산항만공사(UPA) 관공선 부두까지 빌려 쓰고 있다.
울산항은 SK에너지㈜ 울산콤플렉스(CLX)의 나프타분해공장(NCC) 1공장이 지난달 27일부터 일시 중단하는 등 상당수 업체가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평소 60~80% 수준으로 낮추면서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남 광양항의 경우 아직 야적장 화물장치율이 평소 수준(40%)을 유지하고 있고 물량도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10월 처리량이 급감하는 등 경기불황 여파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광양항측은 여수산단 입주업체의 가동중단 내지 감산이 가속화하면서 2,3개월 후면 경기침체에 본격 시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날 김형남(55) 대표이사는 “항만 운영상황은 경제의 선행지표이기 때문에 경제위기의 심각성이 절실하게 느껴진다”며 “경기회복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항만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지원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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