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힘들다 아우성치는 불경기지만 2년 4개월 만의 재공연을 14일 시작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인기는 건재하다. 1990년 미국 초연작으로 한국에서는 2004년 선보인 뒤 꾸준히 무대에 오른 작품이지만 이번 재공연을 향한 뮤지컬 팬의 관심은 여전하다.
티켓 예매업체 인터파크INT에 따르면 11월말까지의 공연분 티켓 판매가 시작된 9월 10일뿐 아니라 12월분 티켓 오픈일인 지난 4일에도 예매 순위 1위에 올랐다.
개막 이후 관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2월 16일이면 총 공연 횟수 300회를 맞는 '지킬 앤 하이드'를 비롯한, 한국형 스테디셀러 뮤지컬의 성공법칙은 무엇일까.
■ 장기 레퍼토리 브랜드 구축
'지킬 앤 하이드'의 제작사인 오디뮤지컬컴퍼니 측은 무엇보다 '브랜드화 성공'을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성장세에 있지만 아직 저변이 약한 한국 뮤지컬 특성상 브로드웨이의 성공을 등에 업은 신작보다 초연 제작연도는 오래됐어도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 마케팅에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수록 많이 알려진 작품에 관심이 몰리게 마련"이라며 "따라서 4대 뮤지컬처럼 인지도가 탁월하게 높은 작품이 아니라면 한번에 장기 공연을 하기보다 일정 기간을 두고 레퍼토리화해 브랜드를 시장에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 생애 첫번째 뮤지컬'이라는 브랜드 콘셉트를 정착시킨 뮤지컬 '그리스'도 2003년 초연 이후 순항 중이다.
■ 깜짝 캐스팅
일정 기간을 두고 꾸준히 상연하는 레퍼토리 시스템을 끌어가기 위해서는 작품의 질을 꾸준히 향상시키는 한편 캐스팅 변화를 통해 관객의 관심을 지속시키는 게 필수다.
이번 '지킬 앤 하이드'의 경우 이전 공연의 조승우라는 스타 파워는 빠진 상태지만 류정한 김우형 김소현 김선영 소냐(기존 출연진) vs 홍광호 임혜영 김수정(신인) 구도로 엮은 '신구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았다.
■ 내용은 '멜로+α'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그려서는 스테디셀러가 될 수 없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킬이라는 선한 면과 하이드라는 악한 면을 가진 한 사람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려 관객의 정서를 자극한다.
지킬과 하이드가 엠마와 루시 사이를 오가는 멜로 요소가 가미돼 있음은 물론이다. 역시 2005년 초연 이후 장수하고 있는 '헤드윅'의 경우도 한 사람의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그린 인간 내면에 관한 이야기인 점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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