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음악은 최근 국내에서도 부쩍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고전ㆍ낭만음악에 치중했던 연주자들이 그보다 앞서 꽃을 피운 바로크음악으로 눈을 돌리는 일이 많아졌다.
리처드 용재 오닐(비올라), 사라 장(바이올린), 장한나(첼로), 임동혁(피아노) 등 젊은 스타들이 올들어 잇달아 텔레만, 바흐, 비발디 등의 바로크음악을 선보인 것도 그런 추세를 반영한다.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바로크음악의 성찬이 기다리고 있다. 최고의 연주자들인 엠마누엘 파후드(첼로) 트레버 피녹(하프시코드) 조나단 맨슨(첼로) 트리오, 고음악의 영웅 조르디 사발이 이끄는 바로크 오케스트라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의 공연이 그것이다.
고졸한 듯하면서도 화려하고, 규칙적인 틀 안에서도 즉흥적 자유를 만끽하며, 특유의 청량감으로 귀를 사로잡는 바로크음악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 조르디 사발 & 르 콩세르 드 나시옹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을 기억하시는지. 바로크 시대의 두 음악가, 생트 콜롱브와 마랭 마레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 내내 흐르는 아름다운 선율이 바로 르 콩세르 드 나시옹이 연주한 것이다. 2003년 이후 네 번째 내한공연을 12월 2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3일 오후 8시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한다.
이 단체를 이끄는 조르디 사발은 잊혀진 악기였던 비올라 다 감바를 통해 옛음악을 부활시킨 개척자다. 지난 30여년간 비올라 다 감바를 위한 명곡들을 꾸준히 연주하고 녹음해서 세상에 알렸다.
또 3개의 고음악 원전연주 단체, 르 콩세르 드 나시옹(오케스트라), 라 카펠라 레알 드 카탈루냐(성가단), 에스페리옹 21(앙상블)을 만들어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음악을 집중 소개해 왔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화려한 곡들로 구성, 헨델의 '수상음악' '콘체르토 그로소 6번' '왕궁의 불꽃놀이', 그리고 퍼셀의 '요정의 여왕'을 연주한다.
특히 끝곡으로 들려줄 '왕궁의 불꽃놀이'는 겨울 추위를 잊게 만들 만큼 풍요롭고 호사스럽다. 찰랑대는 하프시코드와 상쾌한 현의 선율 위로 쭉쭉 뻗어나가는 트럼펫의 힘찬 팡파르를 듣고 있으면 무거운 시름조차 멀리 날아가 버릴 것 같다. 문의 (02)586-2722
■ 엠마누엘 파후드-트레버 피녹-조나단 맨슨 트리오
베를린필 수석 엠마누엘 파후드의 플루트, 시대악기 연주의 대명사로 통하는 트레버 피녹의 하프시코드, 원전연주의 대가 조나단 맨슨의 첼로. 이 '황금' 트리오를 12월 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세 사람이 한국 무대에서 함께 앙상블을 이루기는 처음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파후드는 1998년 이후 네 차례 내한공연을 모두 매진시킨 스타. 22세 때인 1992년, 베를린필 사상 최연소로 플루트 수석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피녹은 고음악 원전연주단 잉글리시 콘소트의 창단 멤버로 이 단체를 2003년까지 21년간 이끌었고,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맨슨은 네덜란드의 거장 빌란트 쿠이켄에게 비올라 다 감바를 배웠고, 고음악 아카데미ㆍ잉글리시 콘소트 등 여러 뛰어난 고음악 앙상블과 함께 연주해 왔다.
이번 공연은 따로 또 같이 한다. 트리오로 함께 연주할 곡은 바흐의 플루트 소나타 네 곡(BWVㆍ바흐 작품번호 1034, 1030, 1031, 1035)이다. 세 사람은 최근 파후드의 바흐 플루트 소나타 전곡 녹음을 함께 했다.
파후드는 2001년에도 바흐 음반을 냈는데, 당시 이 음반은 에코 클래식 상과 함께 음반 전문지 그라모폰에서 "가장 이상적인 바흐 연주"라는 평을 받았다. 독주곡으로 파후드는 텔레만의 '환상곡 라장조'를, 피녹은 퍼셀의 '모음곡 가단조'를, 맨슨은 바흐의 '첼로 모음곡 1번'을 들려준다. 문의 (02)318-4304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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