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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최대 희생양은 빈국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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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최대 희생양은 빈국 어린이

입력
2008.11.2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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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경계 위기가 엄습하면서 가난한 나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그마나 생명 연장의 젖줄이었던 해외원조가 내년에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린 배를 더 움켜잡아야 할 상황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1일"세계은행의 발표처럼 내년 경제성장이 크게 둔화되면 선진국들이 빈곤국가의 원조를 크게 줄일 것"이라며 "이번 금융위기의 최대 희생양은 세계의 빈국이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11일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에서 1%로 낮추면서 경제 성장률이 1% 낮아질 때마다 2,000만명이 빈곤층으로 전략한다고 분석했었다.

벌써부터 국제구호기구로부터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식량 배급을 한 명당 12㎏에서 10㎏ 등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추가 원조 요청에 화답하지 않을 경우 이마저도 끊어야 할 형편이다.

구호기관도 활동자금이 모자라 지출을 줄이고 자체 인력을 줄이고 있다. 존 홈스 유엔 구호담당 사무차장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지난해 1,040억달러에 달했던 공적 원조액이 금융위기로 상당히 줄어들고 있다"고 지원활동 축소를 우려했다.

그래서 빈곤국가의 호소는 더욱 절박하다. 자카야 키퀘테 탄자니아 대통령과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최근 합동기자 회견을 열어"원조액을 줄이지 말아 달라"고 선진국에 호소했다.

가난한 나라들의 식량 위기는 이미 심각한 상황이다. 부족한 식량을 대신해 진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어 세계적 충격을 줬던 아이티에선 현재도 식량부족으로 상당수의 어린이들이 매일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잠바브웨에선 먹을 것을 찾아 밀림 속을 헤매고 있는 어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영양실조에 걸린 사람은 지난해에 비해 4,400만명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구호단체들은 현재 위기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구호활동 자금이 줄어드는 것 외에 식품가격이 상승한 데다 계속해서 실업자는 늘어나고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식량 수급 예상은 더욱더 빈곤국가를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로 곡물 가격이 고점 대비 50% 가까이 떨어져, 각국이 농업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빈곤 국가들은 식량수급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자선단체인 옥스팸 인터내셔널의 마트 그레인저는 "70년대와 90년대 경기 불황 때처럼 구호활동의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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