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조정래씨 태백산맥 문학관 벌교읍 제석산 끝자락에 문 열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조정래씨 태백산맥 문학관 벌교읍 제석산 끝자락에 문 열어

입력
2008.11.24 01:07
0 0

21일 오후 2시 전남 보성군 벌교읍 회정리 357 제석산 끝자락. 한국 분단문학 최대의 문제작으로 꼽히는 조정래(65)씨의 장편소설 <태백산맥> 을 기념하는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태백산맥> 의 첫 장면, 정화섭이 무당 소화를 만나기 위해 길을 가던 바로 그 지점에 세워졌다.

<태백산맥> 은 해방 직후 남한에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4ㆍ3항쟁과 여순사건이 일어난 1948년 10월부터 6ㆍ25 휴전 후 분단이 고착화한 1953년 10월까지를 다뤘다. 1989년 완간 후 지금까지 700여만부가 팔렸다. 집필기간 6년, 원고지 1만6,500매에 달하는 작품의 집필과정에도 곡절이 많았지만 이적성 시비로 11년 간 검찰 수사를 받는 고초를 감내한 신산한 세월이 있었다. 작가 조씨는 " <태백산맥> 때문에 겪은 좋은 일과 궂은 일이 모두 이 문학관에 전시돼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개막 테이프를 끊었다.

개막식에는 "방해하지 않은 것 말고는 내조라 할 만한 것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힌 부인 김초혜(63) 시인을 비롯, 문학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원(65)씨와 박태준(81) 전 국무총리, 이정원(53)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보성군이 <태백산맥> 의 현장 보존과 복원을 위해 45억원을 들여 지은 '태백산맥문학관'은 2005년 10월 착공돼 2007년 11월 2층 건물로 완공됐고, 벽화 작업에 1년이 걸렸다. 들머리에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작가 조씨의 에피그램이 먼저 눈에 띈다. 또 원로 화가 이종상씨가 제작한 가로 81m 세로 8m의 대형 벽화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도 눈길을 붙든다.

623점의 전시물들은 "<태백산맥> 은 발과 귀로 찾은 살아있는 역사"라고 한 어느 평자의 말을 확인케 해준다. 조씨가 1983년 직접 그린 벌교읍 지도, 작품 속 소년 빨치산의 실제 모델인 경제학자 고 박현채와 작가가 지리산 취재를 다니며 찍은 사진이 있다. '참패한 혁명의 현실적 대가는 곧 죽음이다. 소설은 산하에 널린 무수한 죽음 위에서 끝났다'로 시작되는, 소설가 김훈씨가 한국일보 기자시절 썼던 <태백산맥> 탈고 관련 기사와 조씨가 부친의 장례식 때 나흘 외에는 중단치 않았던 집필과정 누계표, 그리고 우익단체의 협박에 괴로운 심경을 토로한 2통의 유서도 볼 수 있다.

조씨는 지금도 배우 문근영씨의 기부가 색깔론으로 덧칠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개탄으로 소감을 마쳤다. "증오를 그리 오래 가져야 합니까. 용서해야 합니다. 야만의 시대가 또 있어야 하겠습니까."

보성=이왕구 기자 fab4@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직접 제보하실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다리며, 진실한 취재로 보답하겠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