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삼성특별검사팀 소속 특별검사보가 공동대표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이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소송을 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대환 특검보가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하우림은 지난 6월 법무법인 렉스와 합병했다. 통합로펌의 명칭은 '법무법인 렉스'로 결정됐고, 조 특검보는 공동대표 변호사로 취임했다.
문제는 렉스가 2005년 말부터 특검팀의 주요 수사대상이었던 삼성SDS와 고문계약을, 삼성화재와는 계속적인 소송 수임계약을 체결하고 합병 이후에도 계약을 유지했다는 것. 특검 수사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등의 변호를 렉스가 맡은 것은 아니라 해도, '삼성 재판'이 진행되던 시기에 특검보가 삼성 계열사와 특수관계에 있는 로펌과 '한 배'를 탄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특검보는 "합병을 앞둔 5월 초, 대한변호사협회에 내 명의의 정식 공문을 보내 문제가 없겠냐고 물었다"며 "'쟁점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받아 자체 검토를 거쳐 합병을 추진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렉스가 맡은 사건은 주로 보험금 소송 등으로, 특검수사의 쟁점이었던 삼성그룹 비자금, 경영권 승계 등과는 성격이 전혀 달라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호사법은 '공무원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은 수임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윤리적인 측면 뿐 아니라 법적인 논란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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