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의 기존 영업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은행권의 ‘구조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국시장 투자설명회를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19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예전에 쓰던 낫과 망치를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여년 전 외환위기 당시 나왔던 다양한 위기극복 대처방안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이어 은행의 위험관리 부실을 질타하고 은행권의 재편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증권사는 리스크(위험)를 활용해야 하는 반면 은행은 리스크를 관리해야 하는 보수적인 금융기관임에도 지난 수년간 지나치게 확장에만 치중했다”며 “국민의 정부 이후 이어진 은행 쪽에 편중된 금융정책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이 대출재원인 예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간과한 채 펀드 판매에만 열을 올린 것도 잘못”이라며 “(은행권의 경우) 새로운 짝짓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위원장은 “현재까지 국내 은행들의 사정이 미국 은행들보다 훨씬 좋으며, 연말쯤이면 10.6%까지 떨어진 은행들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도 11~13%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금융권에선 “정부차원의 은행재편 시나리오가 있는 것 아니냐”며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 짝짓기 발언은 차후 은행 건전성이 악화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며 “낫과 망치 역시 환란 때 운영했던 구조조정기획단, 채권시장안정기금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금융위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