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사회민주당과 정당 교류차 4박5일간 평양을 방문했다가 19일 귀국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가 전한 방북 후기는 암울 그 자체였다. 꼬일대로 꼬인 남북관계를 푸는 평화사절단 역할을 기대하고 평양행에 나섰지만 북측의 강경한 입장만 확인하고 돌아온 것이다.
강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많은 것을 보따리에 담아오지 못해 죄송하다"며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그가 전한 바에 따르면, 평양의 현안 논의에서 개성공단 사업의 지속을 역설하자 김영대 조선사민당 중앙위원장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나빠지진 않았을 것이다.
8년 동안 진행됐던 상황 중 최악이며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고 한다. 강 대표가 "남측에도 통일운동에 뜻 있는 단체가 많다"고 분위기를 바꾸려 하자 김 위원장은 더 강한 어조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이 있기 전에 더 이상의 남북관계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북측이 "민노당이 메신저 역할을 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는 등 워낙 분위기가 경색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물을 수도 없었다고 한다.
북측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역시 대북 전단지(삐라) 살포였다. 북측의 한 핵심인사는 "이명박 정부가 촛불시위를 막아내는 것을 보면 삐라도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중앙위원장은 또 "남측에서 국가보안법으로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잡아들이는 것을 보면 6ㆍ15, 10ㆍ4 선언에 대한 실천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 대표는 "남북관계를 사안별로 풀 수 없고 남측이 6.15 선언과 10.4 선언을 이행해야 일괄적으로 풀 수 있다는 북측 입장을 전달 받았다"며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의 조언을 듣기 위해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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