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스몰(Small) 바람'이 불고 있다. 장기 불황에 대비한 절약형 소비 풍조 탓에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는 상품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미니 바람에 가장 민감한 것은 역시 생활필수품. 신세계 이마트의 미니참기름(55㎖), 미니케찹(65g) 등 소용량 제품의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포도, 사과, 배 등 과일류를 낱개 또는 g단위로 판매 중인 롯데백화점 '소용량 코너'의 10월 매출도 10% 이상 증가했다.
편의점과 식음료 업계도 '미니 제품'이 잘 나간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들어 15일까지 '롯데샌드깜뜨미니(50g)', '빠다코코낫미니(50g)', '제크미니(50g)' 등의 매출이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늘었다. CJ제일제당의 '작은 두공기 햇반' 판매량도 전년 동월비 38.5% 급증했고, 'CJ모닝 두부(180g)'도 2배 가량 늘었다.
용량(200㎖→150㎖)을 줄인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 컬러시리즈 판매량은 5월 출시 당시 하루 6만개에서 11월 들어 10만개로 급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면서 알뜰하게 먹으려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어나 낱개포장이나 소용량 제품이 잘 나간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소형 중심의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발코니 확장 합법화로 소형 아파트의 공간이 넓어진 점도 있지만, 고유가와 불황 여파로 관리비 등 주택 유지비가 늘면서 소형 아파트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 내 분양 받기를 원하는 주택 크기에 대해 전체의 73.3%가 132㎡(40평) 미만의 중ㆍ소형 아파트를 꼽았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60.3%)보다 13.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실제 10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의 '강서센트레빌4차', 은평구 불광동의 '북한 힐스테이트7차', 성북구 석관동 '파밀리에' 등이 소형 평형만 모집인원을 채웠고, 중대형은 모두 미달됐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으로 판매가 급감하는 가운데 그나마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차와 소형차만 팔리고 있다. '마티즈' '모닝' 등 경차의 10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77%나 늘었고, '아반테' '라세티' 등 소형차도 8% 늘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강지원 기자 sty1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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