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가 진지한 역할만 해서 그렇지 사실은 매우 코믹한 사람입니다. 훌륭한 배우일수록 어떤 역할을 하든 유머 감각을 바탕으로 연기합니다. 배우뿐 아니라 영화 자체도 마찬가지입니다. 톤은 제각각이어도 유머는 반드시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영화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와 '미트 페어런츠',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으로 국내에 알려진 할리우드 코미디 배우 벤 스틸러(43)가 12월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2'의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마다가스카2'는 2005년 개봉한 '마다가스카'의 속편으로 뉴욕 센트럴파크동물원의 동물들이 우여곡절을 거쳐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험을 펼치는 과정을 그렸다. 스틸러는 극의 무게중심인 사자 알렉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그는 심각한 표정의 기자들에게 "이사회 멤버들 같다"고 하기도 하고 " '마다가스카2'가 외화 최고 흥행기록을 경신하길 바라며, 그 기록을 '박물관이 살아있다2'가 다시 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코미디언 다운 유머감각과 재치를 선보였다.
그의 아버지는 전설적 코미디언 제리 스틸러(81). 그러나 정작 그는 "남 웃기는 것을 좋아하고 영화에선 미친 사람(Crazy Guy)처럼 연기하지만 나는 타고난 코미디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를 코믹하게만 보는 것은 선입견"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유머 감각을 기르려고 일부러 노력하지도 않는다"며 "남을 웃기려 할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상업적 코미디 영화에 출연하고 연출까지 했지만 그가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진지했다. "코미디가 아닌 영화를 기획 중에 있습니다. 영화가 업이지만 관객이 좋아하는 것만 할 순 없잖아요. 대중들이 외면해도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의 아들과 '마다가스카2' 제작에 얽힌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그의 세살바기 아들은 사자 알렉스의 어린 시절 목소리 연기를 했다. "아이가 어리다 보니 녹음 시작 2분 만에 싫증을 내고 울더군요. 그 울음 소리가 영화에서 그대로 사용됐습니다. 아버지로서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분간이 가지 않더군요."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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