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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페라리… 슈퍼카 절반이 불법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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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페라리… 슈퍼카 절반이 불법車?

입력
2008.11.21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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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의 외제차 수입상 오모(44)씨는 2005년 말 '슈퍼카(초고가 외제차)를 수입해 팔면 대당 수 억원을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즉시 부가티 베이론(시가 30억원), 엔초 페라리(15억원) 등을 취급하는 유럽 판매상과 접촉하는 한편, 재벌 2, 3세 고객으로부터 "수입만 되면 무조건 산다"는 언질을 받았다. 2006년 초에는 부산항으로 차를 들여왔다.

그런데 슈퍼카의 고출력 엔진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탄화수소 배출량이 국내 기준(0.056g/㎏)보다 2~3배나 높았던 것. 정식 인증을 받으려면 비용 2,000만원에 6개월이나 걸린다는 사실을 안 오씨의 선택은 '불법'이었다.

오씨는 위조한 가짜 인증서를 제출, 슈퍼카를 들여와 부유층 고객에게 팔았다. 그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이런 수법으로 20여대의 슈퍼카를 팔아,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역시 '슈퍼카'만 취급하던 김모씨는 수입면장을 속이는 수법을 썼다. 판매용으로는 정상 수입이 어렵게 되자, 수입면장을 '시험연구 전시차량'으로 위조해 임시번호판을 발급받는 방식으로 20여대를 부유층 고객에게 팔았다.

오씨와 김씨는 검찰이 세관 공무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혀, 19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울 서부지검 관계자는 "이번에 불법 수입이 적발된 슈퍼카는 총 49대"라며 "국내 슈퍼카 판매대수가 연간 50~60대 정도인 걸 감안하면, 국내 도로를 질주하는 슈퍼카 중 절반 가량은 불법 차량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오씨 등에게 슈퍼카를 구입한 사람들은 피해자이기 때문에 신원을 확인하거나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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