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고생해 재배에 성공한 만큼 고향 사람들이 많이 가꿔서 그것으로 모두 잘살게 됐으면 좋겠다"
'하늘 문을 연다'는 신비의 약초 '천문동(天門冬)'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량 재배에 성공한 박동인(56ㆍ사진ㆍ전남 해남군 해남읍)씨가 화제다.
염생식물인 함초를 식품화한 공로로 2004년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박씨가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기 때문. 그는 2005년 아주 희귀한 10㎏짜리 자생 천문동을 이순신장군 유적지인 우수영에서 캐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는 전국 각지에서 팔라는 요청이 쇄도했음에도 불구, 그냥 간직하고 있던 그 천문동을 지난해 가을 이곳을 방문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드려 박지원 의원과 박준영 도지사 등 측근들과 함께 먹도록 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천문동은 아스파라긴과 스테로이드, 글루코시드라는 성분이 암세포를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박씨가 천문동의 대량 재배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씨는 지금까지 서남해안 일대에서만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천문동 씨앗을 처음으로 발아시키는 데 성공해 현재 1만평의 비닐하우스에서 25 만근, 야산 등에서 70여 만근을 키우고 있다.
그는 "천문동 자생지를 살피고 직접 씨앗을 채취하기 시작한 지 6~7년 만에 본격적인 생산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백번 산을 오르내리며 채취한 종자로 싹 틔우기에 성공한 이후에도 반복되는 실패를 거친 끝에 대량 재배 성공이라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박씨는 "천문동 씨가 인삼 씨와 비슷한 점에 착안해 인삼 싹 틔우기를 원용했으며 서남해안의 토양과 기후가 천문동에 적합하다는 점에도 유념했다"며 "여기에 함초를 활용한 퇴비를 쓰는 등 특유의 재배법을 터득했다"고 자신만의 비법을 설명했다. 그는 또 "천문동은 보통 3~5년을 키우면 판매할 수 있는데, 가격은 kg당 15만원을 호가한다"며 "토양만 맞으면 되고 투자비가 적어 어느 작목보다도 소득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해남=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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