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차기 정부의 법무장관으로 빌 클린턴 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을 지낸 워싱턴의 변호사 출신 에릭 홀더(57ㆍ사진)가 유력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권인수팀이 홀더 전 부장관에 대한 막바지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며 검증에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을 인용, "결정은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인수팀의 한 관계자는 홀더가 장관직 제의를 받고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홀더가 법무장관에 임명되면 미국 최초의 흑인 법무장관이 된다.
변호사 출신에 이민자 아버지를 둔 공통점이 있는 오바마, 홀더 두 사람은 2004년 저녁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홀더는 대선 때 오바마 캠프에서 법률 자문을 맡았으며 캐롤라인 케네디와 함께 부통령 러닝메이트 선정 '2인 멤버'로 활동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홀더는 오바마 당선 시 차기 법무장관의 유력 후보로 지목돼 왔다.
그를 낙점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조세 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뒤 국외로 도피한 금융업자 마크 리치에 대한 사면에 관여한 게 아니냐 하는 의혹이다. 리치는 1983년 사기ㆍ조세 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뒤 스위스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중 클린턴 대통령이 2001년 1월 퇴임을 불과 수시간 앞두고 사면을 단행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 그가 사면된 뒤 전처 데니스 리치가 민주당 선거자금 등으로 100만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홀더는 클린턴 대통령의 리치 사면에 직접 관여한 증거는 없지만, 국외 도피자에 대한 사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당시 공화당은 홀더가 사면에 반대하지 않음으로써 클린턴 정부가 법무부의 정상적인 사면 검토 과정을 거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인수팀은 그러나 리치의 사면 문제가 홀더의 인선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컬럼비아대와 컬럼비아 로스쿨을 나온 홀더는 연방검사로 일할 당시 공무원 부패 범죄를 척결하는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법 집행에도 강력한 입장을 견지해 클린턴 정부 때 경찰관 10만명 배치 프로그램을 입안하기도 했다. 업무적으로는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행정권력에 대해 포괄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워싱턴의 법무법인 '코빙턴 & 벌링'의 파트너 등으로 일하다 1997년 재닛 리노 당시 법무장관 밑에서 부장관을 지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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