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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사이버 타짜' 쇠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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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 '사이버 타짜' 쇠고랑

입력
2008.11.2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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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김모(36ㆍ경기 수원시)씨가 인터넷 도박을 처음 접한 것은 4년 전. 직장 근처 PC방에서 포커, 맞고의 재미에 빠져든 그는 회사를 다니며 모은 수천만원을 불과 며칠 만에 날려버렸다.

독기가 오른 김씨는 인터넷 도박에 대해 직접 연구하기 시작했다. 인터넷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도박 사이트를 비밀리에 운영할 수 있는 비법을 배우고 서버 위장을 위해 중국까지 다녀왔다.

도박 사이트에 대한 전반적인 시스템을 마스터한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 서초동 모 빌딩에 있는 서버를 임대해 '빌리진'이라는 도박 사이트를 개설했다.

서버 위치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포르투갈령 섬으로 위장했다. 중국 산둥(山東)성의 한 도시에 직원을 파견해 서버관리와 도박광고를 담은 스팸문자 발송을 맡겼다.

사이트 주소와 도박 게임 이름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모은 회원은 5,000여명으로 급속히 불어났다. 도박 참가자들에게 잃은 돈의 10~30%를 되돌려주는 방법으로 회원을 늘려갔다. 판돈은 1년 사이 1조원을 넘어섰다.

김씨가 최근까지 일당과 함께 딜러비 명목으로 챙긴 돈은 1,034억원. 그는 이 돈으로 사회 사업을 활발히 펼치는 등 철저한 이중 생활을 해왔다. 환경단체 등 5개 시민사회단체의 임원을 맡아 수천만원씩 기부하는가 하면 자신의 출신 고교에 거액의 장학금을 내놓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벤처 사업으로 성공한 젊은 사회사업가"란 칭송이 따랐다. 그러나 도박 사이트 회원들의 인터넷 카페 모임이 경찰에 적발되면서 범행의 꼬리가 밟혔다.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8일 김씨와 일당 4명을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김씨 소유의 모텔, 외제 자동차 등 25억원 상당의 재산에 대한 몰수보전을 법원에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사건은 도박 사이트의 피해자가 가해자로 변한 경우"라며 "고액 도박자에 대해서도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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