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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의 IT 프리즘] 美 정권교체와 IT정책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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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선의 IT 프리즘] 美 정권교체와 IT정책의 향방

입력
2008.11.2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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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속에 맞이한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은 변화를 선택했다. 뉴욕타임즈 논설위원인 토마스 프리드먼은 이번 오바마의 당선을 1861년에 시작된 남북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라고 평했다. 아프리카 출신의 혼혈 2세가 유색인종에게는 철옹성이었던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것은 실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변화를 단순히 인종 편견의 극복이나, 진보 정치의 부활 또는 보호 무역의 강화라는 시각에서만 보는 것은 큰 맥을 놓치는 것이다. '해리 포터'를 다 읽고 젊은 세대와 정보기술(IT)로 대화할 수 있는 감각, 지적인 이미지를 갖추면서도 청중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은 분명히 차별되는 요소였다.

그는 대표적으로 '인터넷 친화적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대선에서 그는 IT를 활용해서 밑바닥부터 유권자들과 탄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의 자문역을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이 맡고 있다는 사실은 오바마 당선자가 IT의 흐름을 정확히 꿰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한다.

1980년대를 마무리하면서 미국은 엄청난 패배감과 콤플렉스에 휩싸였다. 일본에 모든 산업의 경쟁력이 뒤진다는 자책감으로 그 이유에 대한 연구가 봇물을 이뤘다. 이를 바꾼 계기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IT 육성과 교육 정책이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충실한 기능인 인프라 확충과 인력 양성에 끊임없는 투자를 단행했다. 패러다임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한 결과, 클린턴은 성공한 대통령으로 각인시켰다.

국가의 강대함은 그 지도자가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과학 기술을 중흥했느냐에 달려 있다. 세종대왕이 장영실을 발탁해서 수많은 과학적 업적을 만들었고, 문자 창제를 통해 일반인도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은 조선 왕조 500년을 이끄는 기틀이 됐다. 케네디 대통령은 '사람이 달에 땅을 디딜 수 있도록 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하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서 우주 산업을 선도했다.

미국의 새로운 정부는 과학 기술과 IT를 더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가 최고과학기술책임자(CTO) 제도를 만들겠다는 그의 발상은 신선하다. 그는 IT가 산업에서 어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정권 교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IT를 중심으로 하는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 간과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미국의 정책 방향이 시사하는 바처럼 지식 기반 사회를 이끄는 경쟁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느냐가 우리가 강대국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안철수 연구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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