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너무 늦는 것 보다 이른 게 낫다."(제레미 그랜덤ㆍGMO펀드 회장)
존 폴슨, 제레미 그랜덤 등 투자 대가들이 증권시장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이 보도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FT는 17일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존 폴슨 폴슨&컴퍼니 회장이 이달 초 미 금융기관이 발행한 모기지담보부증권(MBO)을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폴슨 회장은 4월 사모펀드 업체 텍사스퍼시픽그룹(TPG)으로부터 워싱턴뮤추얼펀드(WaMu) 주식에 공동투자할 것을 제안받았으나 시장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거절한 적이 있다"며 "그런 그가 증권 매입에 나선 것은 시장에 거래되는 주식과 채권이 충분히 싸졌음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36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폴슨 회장은 13일 소로스펀드의 조지 소로스 회장,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의 제임스 시몬스 회장 등과 함께 헤지펀드 업계를 대표해 미 하원 청문회에서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2006년부터 부동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ABX 인덱스 등을 집중 매입해 지난해 37억달러를 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16일 가치투자의 대가 제레미 그랜덤 GMO펀드 회장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그랜덤 회장은 지난달 주주에게 보낸 편지에서 "S&P500지수의 저점은 585~780이며 내재가치에 부합하는 적정선은 975"라며 "미국은 물론 해외 주식이 20년 만에 처음 적정하게 싼 수준으로 내렸다"고 말했다. 17일 현재 S&P500지수는 850을 기록하고 있다.
그랜덤 회장은 2000년 인터넷 버블의 붕괴를 예견하고 "향후 5년 안에 적어도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 한 곳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앞서 워렌 버핏 버크셔 해더웨이 회장은 "시장이 공포에 휩싸여 있을 때가 매입 시점"이라며 "개인적으로 미국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NYT는 그랜덤 회장을 인용, "주가가 앞으로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도 내재가치 이하로 거래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며 "처음 매수는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지금 매입하면 7년 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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