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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티베트 지도자들 인도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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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티베트 지도자들 인도에 모였다

입력
2008.11.2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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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 진로 결정 회의… 대중 협상·후계자 논의

망명 티베트인들의 대(對) 중국 투쟁 노선과 달라이 라마 후계자 선정 등 티베트 문제의 진로를 결정할 티베트 망명 지도자 대회가 17일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6일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 대회는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73)가 30년간 중국으로부터 자치권을 얻으려는 자신의 온건 노선의 실패를 자인할 정도로 티베트인의 좌절과 분노가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500여명의 망명 지도자들이 참석한 개막식에서 삼동 린포체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새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개방적이고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대회에서 채택된 새 노선은 전 티베트인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관측통들은 달라이 라마의 자치 지향 온건 노선을 비판하는 독립 지향의 강경 노선이 득세할 가능성을 점친다. 3월 티베트 소요사태 이후 세차례의 대중 협상에서 중국이 달라이 라마의 자치안을 철저히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은 티베트 망명정부를 강하게 압박할수록 망명정부 내 분열이 심화할 것이고 달라이 라마도 중국측에 타협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강경책을 구사해왔다. 결국 지난달 달라이 라마는 새 노선 모색을 위한 대회 소집을 전 망명 티베트인들에게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백가쟁명식 토론을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체링 판덴 티베트청년의회(TYC) 뉴욕지부장은 "자치가 아닌 완전한 독립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티베트인들은 달라이 라마 노선 비판을 달라이 라마의 신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있어 강경파의 독주가 쉽지 않을 듯하다. 로버트 바넷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티베트인이 한 목소리를 낼 경우 대회는 일단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 노선이 채택되더라도 '비폭력 투쟁'노선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달라이 라마 후계자 부상도 관심거리다. 올해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달라이 라마는 지난달 일선 후퇴를 시사했고 지난해에는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탄생을 기다리기 보다는 후계자를 지명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후계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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