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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核포기 도움땐 오바마-김정일 회동 좋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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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核포기 도움땐 오바마-김정일 회동 좋은일"

입력
2008.11.21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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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간담회·CNN 인터뷰"韓美 공조 확고… 한국 소외되는 일 없을 것"이재오 만났나 질문에" 수준이 그 정도밖에… "

이명박 대통령이 "북핵을 포기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면 미국 대통령(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금융정상회의를 마친 뒤 16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북핵 문제를 비롯해 오바마 차기 정부와의 한미공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금융정상회의 성과, 미국 자동차 지원 문제 등 오바마 정부 출범을 앞둔 국내외 현안에 대한 입장을 소상하게 밝혔다.

이 대통령은 앞서 오전에는 자유무역의 필요성과 북한의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에 관해 CNN 방송과 회견한데 이어 오후에는 토머스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소장을 접견해 FTA, 양국 투자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파원 간담회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한미 FTA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시종 단호하고 분명한 어법으로 오바마 정부에서도 한미 공조에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면 한국이 소외되지 않겠는가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한국의 정권이 바뀐 뒤 한미 공조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며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폐쇄적 사고로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북핵 문제에서는 한미 간의 공조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의 한미관계 균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당선자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본인(오바마)이 먼저 한미 간에 철저히 공조하고 협의하겠다고 분명히 전제했다"며 "조지 W 부시 정권이 확답했던 것보다 더 분명하게 본인이 먼저 얘기했다"고 말했다.

오바마의 당선에 대해서는 "역사적이다. 올 때가 됐다. 진정한 미 합중국이 됐다"며 "오바마는 미국이 변화를 절실히 필요로 하는 시점에서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날 간담회는 1시간 가량 계획돼 있었으나 많은 질문이 나오면서 2시간여 동안 계속됐고 형식도 파격적이었다. 오바마에 대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절대적 지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선거 때는 무슨 말을 못하겠느냐"는 이 대통령의 답변을 받아 "대운하도 같은 차원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대통령은 "거기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재오 전 의원을 만났느냐"는 질문에는 "국가적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데…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되냐"고 공박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초반 대통령직 수행이 어려워 "대통령 못해먹겠다고 했는데, 어떠시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못해먹을 일을 많이 겪어서…"라며 "푸념만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역대 특파원 간담회 중 오늘 같은 파격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CNN 회견

이 대통령은 G20의 성과에 대해 "역사상 처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이 모였고 분위기도 활발했다"며 "특히 신흥국 정상들이 활발하게 발언해 의견이 일치된 특별한 모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로 보호주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 상황을 예로 들어 "한국도 보호주의 기운이 상당히 올라갔었다"며 "그러나 그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20 정상회의에서 '스탠드 스틸(Stand-Stillㆍ동결선언)'을 제시한 것은 한 나라가 보호주의를 쓰면 다른 나라도 보호주의를 쓰게 되고 그러면 모든 나라가 침체로 빠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회견은 CNN이 G20 정상 중 유일하게 공식 인터뷰를 요청해 이뤄졌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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