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의 중동 원정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 중의 하나가 8개월여 만에 태극 마크를 다시 단 염기훈(25ㆍ울산)이다.
염기훈은 강경상고와 호남대를 거쳐 2006년 전북 현대에 입단할 때만 해도 철저한 무명이었지만 이후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K리거중 유일하게 핌 베어벡 감독에서 허정무 감독으로 대표팀 사령탑이 바뀌는 과정에서 모두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은 공격수이기도 하다.
염기훈을 대표팀에 발탁해 주전급으로 성장시킨 베어벡 감독은 재임 시절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킬러 본능'을 지닌 선수"라고 염기훈을 극찬했고, 허 감독은 취임 초기 염기훈을 중앙 스트라이커로 활용할 정도로 그의 공격력에 믿음을 보였다.
지난 4월 왼발 피로 골절로 수술대에 오른 염기훈은 오랜 재활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3차전(20일 오전 1시35분ㆍ리야드)을 앞두고 '허정무호'에 재승선, '왼발 스페셜리스트'의 부활을 노린다.
사우디전에서 염기훈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중동 지역에서 유독 강점을 보였기때문이다. 이동국(29ㆍ성남) 박주영(23ㆍAS 모나코)이 중동에서 유독 강점을 보여온 선수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염기훈도 이들에 못지않다. 한국 축구가 중동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은 기후 등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염기훈은 오히려 사막을 밟으면 컨디션이 상승한다. 전북 시절이던 2006년 1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시리아)을 앞두고 두바이에 전지훈련 캠프를 차렸을 당시 염기훈은 "신기할 정도로 적응이 잘된다. 아무래도 타고난 '중동 체질'이 아닌가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을 정도다.
중동 원정에서 거둔 개인 성적도 나쁘지 않다. 2006년 11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도하에서 열린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친선경기(2-0)에서 쐐기골을 작렬했고, 12월 북한과의 도하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1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3-0 대승을 이끌었다.
염기훈은 사우디전 왼쪽 날개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김치우(24ㆍ서울) 등과 함께 세트피스 전문 키커로도 활용될 전망. 염기훈이 2년 전 스스로 밝혔던 '중동 체질'임을 사우디 원정에서 입증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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