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앨범부터 힘을 빼기 시작했죠. 편한 창법으로요. 가창력 욕심도 버리고 해석에 집중했다고 할까요."
20개월 만에 5집 음반 'The noteㆍ더 노트' 로 돌아온 테이(25). 약간 허스키하면서도 감미로운 목소리를 가진 그는 애절한 발라드 곡들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려왔지만 '발라드에 너무 치우쳤다' 혹은 '목소리가 변함없다'는 평단의 아픈 말도 견뎌야 했다.
그래서일까, 5집은 스스로 목소리와 발성의 진화를 의식한 시도들로 가득하다. 일명 '테이 표'로 불리는 감미로운 발라드가 주를 이루지만 10㎏이나 줄어든 몸무게 만큼 목소리는 슬림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졌다.
어느새 5집 가수. 아직 어린 나이지만 디스코그라피는 두꺼워졌다. '같은 베개'의 성공 이후 오랜만의 신보가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앨범 발매를 하루 앞둔 12일 만난 그는 여유로 가득했다.
"4월에 라디오 디제이를 끝내고 정말 오랜만에 여유롭게 여행도 하고 숨통을 틔었어요. 성공에 집착하는 타입도 아니고, 여유를 갖고 돌아오자는 생각이 앞서서 부담도 적었고요."
앨범에는 그가 직접 그린 삽화가 담겨 있다. 거친 펜으로 슥슥 그렸지만 스케치 수준이나 질감이 보통 이상이다. "제가 낙서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데 어느 날 사장님이 제 그림을 보더니 앨범에 그대로 담자고 하시더라고요. 제 공책, 노트 같은 느낌, 저의 이야기를 팬들에게 노래로 들려드리자는 마음이 실렸어요. 그래서 신보 제목이 '더 노트'가 된 거죠."
타이틀인 '기적 같은 이야기'는 테이가 작사한 곡으로 이전의 두터운 목소리를 기억하는 팬들에겐 가장 큰 변화가 느껴지는 노래다.
마지막까지 타이틀곡 경합을 벌인 '새벽 3시'는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남성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 예전의 그와 가장 많이 닮았다. 네번째 트랙은 이적의 1990년대 히트곡 '달팽이'를 리메이크한 것이다.
"소외된 발라드에 집중하고, 그러면서 트렌드를 놓치지 말자는 시도로 '달팽이'를 다시 불렀어요. 이적씨도 많이 도와주시고… 보사노바 풍으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전자 사운드가 적절히 가미됐죠."
그의 이미지와 잘 섞이지 않지만 원래 테이는 록 밴드 보컬 경험이 있다. 부드러움 가운데 탁한 목소리는 그때 만들어졌다. "고등학교 때 '청산가리'라는 밴드에서 강한 록을 했어요. 메탈리카의 '언포기븐' 같은 곡을 불렀죠. 그때 익숙해진 샤우팅 창법이 지금까지 남아있어요. '청산가리' 시절의 저를 떠올리려면 마지막 트랙 '그렇게 사랑해'를 들어보세요."
테이도 다른 인기가수처럼 '내수용이냐 해외파냐'의 선택을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이미 일본 무대에 진출했고 팬클럽도 보유하고 있단다.
"주기적으로 공연을 위해 방문하고 그쪽에서 러브콜도 받았어요. 하지만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해야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발라드라는 게 원래 정서를 먼저 알아야 감동을 주는 것이니까요."
양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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