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알 수 없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 누군가는 갈대에 빗대고 "파란 불(주가 하락)에 사서 빨간 불(주가 상승)에 판다"며 '신호등 매매'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10월 말 기준 월간 수익률 등락률이 –23.1%로 IMF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증시의 변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면서 종잡을 수 없어진 투자자들은 아우성이다.
갈대 장세의 원인은
주식 시장이 흔들흔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이 아직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융 위기와 실물 경기 침체로 빠르게 옮겨 붙어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다. MSCI 선진시장 지수는 연중 고점 대비 50% 떨어졌고 신흥시장 지수도 65% 폭락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금융 시장 안정 및 경기 부양 대책을 내놓아 주식 시장은 한숨 돌리고 있지만 기업 부실 관련 소식이나 예상보다 저조한 경제 지표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기 일쑤다. 여전히 패닉의 잔재가 남아 있는 셈이다. 게다가 부도설(說), 유동성 압박설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까지 퍼지면서 언제 폭탄이 터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게다가 주식 시장으로 돈이 오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다. 미국, 유럽 국가들이 유동성, 공적자금, 지급 보장을 위해 6조 달러 가까운 돈을 풀었지만 그 돈은 금융 시장 신용 경색 해소나 대형 모기지 업체, 보험사 살리는 데 쓰이고 있을 뿐이다. 시중 자금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고 있으며 일부 스마트 머니(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을 때 들어갔다가 일정 수익률을 얻으면 곧바로 털고 나오는 자금)나 연ㆍ기금만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
앞으로 한국 증시, 세계 증시 모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이슈와 나쁜 경제 지표에 따라 등락을 거듭할 것이고 실물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는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큰 장에서 대처 방법
갈대 시장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멀리 내다 볼 때는 우량주를 사 둘 필요가 있고 짧게 본다면 기술적 매매 하라고 제안한다. 매수 후 보유 전략을 구사하면서 단기 주가 급락이 불안하다면 자신이 처음 주식을 샀던 이유를 되물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일 주식 매수 요인이 주가 급락 이후 기술적 반등이 있을 때 이익을 얻고자 한 것이라면 목표 수익률을 낮게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안했다. 김지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저평가 매력보다는 이익의 안정성이 중요한 시기"라며 "하지만 지금 어느 나라, 어느 섹터도 안정적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는 만큼 이익 하향이 어느 선에서 멈출 수 있을 지 관심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상황이 안 좋아지면 경기 사이클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섹터부터 이익이 빠질 수밖에 없고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 경기침체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지고 국가 전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경기와 기업 실적의 숫자보다는 유동성과 구조 조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가가 고점 대비 절반 이상 떨어진 뒤에야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은 빨간 불이 켜진 만큼 경기와 실적이 바닥 찍고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때는 이미 주가는 올라간 다음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황금단 연구원은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현금을 확보해 체력을 비축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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