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들어 뉴라이트(신보수) 운동 진영의 움직임이 둔화한 것은 눈에 띄는 현상이다. 이는 무엇보다 뉴라이트 진영의 단기적 목표였던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막상 그 이후 제대로 된 좌표를 정확히 찾아내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라이트는 참여정부 때 건전 보수, 합리적 보수를 기치로 내걸고 등장했다. 좌파의 배격,우파의 혁신을 외치며 반노무현 전선을 형성했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계층의 호응을 받으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선 오히려 과거보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역설적이다. 당장 뉴라이트 운동의 양대 단체 중 하나였던 자유주의연대는 해체됐다. 이 단체 대표였던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국회에 진출했고, 홍진표 전 사무총장은 시대정신㈔에서 활동 중이다.
다른 한 축인 뉴라이트전국연합은 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정부 여권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창립 3주년 기념식을 성대히 치렀다. 외형적으로는 힘이 더 붙는 듯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참여정부 때처럼 선명한 활동을 보여 주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뉴라이트 진영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탄탄한 구심력을 찾기도 어렵고, 뉴라이트 기치 아래 사람도 잘 모이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왜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도 이처럼 뉴라이트 진영의 활동이 활발해지지 못했을까. 우선 정권 교체 이후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최홍재 전 자유주의연대 조직위원장은 "뉴라이트 운동은 단기적으로는 정권 교체가 과제였고, 장기적으로는 우파 혁신과 뉴레프트(신좌파)의 견인을 통한 공존, 나아가 대한민국의 선진화가 과제였다"며 "그런데 정권 교체에는 분명히 도움을 줬지만 본질적 장기 과제의 실현을 위해선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본연의 색깔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충고도 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냈던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뉴라이트 운동의 공이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이념 과잉적 활동에서 벗어나야 하고 특히 시민정치운동이 아니라 시민사회운동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외 계층을 위한 활동이나 국민 통합 등의 활동으로 지평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홍재 전 위원장은 특히 "만약 뉴라이트가 이명박 정부와 너무 가깝게 비춰진다면 본래의 좌표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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