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부산 KTF 추일승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개막 이후 5전 전패. 주전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팀의 리더 신기성도 예년 같지 않았다.
수준급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선수는 아직 '2%'가 부족한 모습. 시즌 초반인데도 KTF는 꼴찌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선수들을 친동생처럼 아끼는 것으로 유명한 추 감독의 입에서 쓴 소리가 나왔다. "제 몫을 해줘야 할 고참급 선수들의 부진이 가장 큰 문제"라며 깊은 한숨을 내쉰 추 감독. 그 중 가장 아쉬운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팀 공격을 이끌었던 포워드 송영진(30)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자신을 괴롭혀 온 허리부상 여파에서 송영진은 아직도 자유롭지 못하다. 올시즌 5경기에서 평균 20분도 채 못 뛰었다. 6.4점 1.8리바운드라는 초라한 성적은 송영진에게는 너무나 수치스러웠다.
송영진이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펴며 KTF에 시즌 첫 승을 안겼다. 송영진은 12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3점(3점슛 3개)으로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팀의 107-91 대승을 이끌었다. 오리온스는 3연승 후 3연패.
송영진은 전반에 5점에 그치며 또 다시 고개를 떨구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송영진은 단 2분 동안 3점슛 1개 포함, 9점을 몰아쳤다. 송영진은 승부를 가른 3쿼터에만 14점을 집중시키면서 예전의 파괴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송영진의 신들린 득점 행진에 오리온스 벤치는 넋을 놓고 바라만 봐야 했다. KTF는 3쿼터에만 34점을 쏟아 부으면서 점수차를 17점까지 벌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송영진은 "최근 팀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었는데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려고 노력했다. 연패는 할 만큼 했으니 앞으로 더욱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에서는 홈팀 모비스가 서울 삼성을 80-73으로 꺾고 지긋지긋한 홈 11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모비스는 전반까지 삼성과 접전을 펼쳤지만 3쿼터 초반 봇물처럼 터진 우지원(9점)과 김현중(10점)의 3점슛 5방으로 승기를 잡았다.
대구=허재원 기자 hooah@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