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은 13일로 막을 내렸지만, 2009학년도 대입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특히 수능 성적 표기방식이 1년 만에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환원돼 수능의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장 다음달 10일 성적표가 통지되기 전에 가채점 결과를 통해 나온 예상점수를 토대로 치밀한 지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능 성적이 기대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시모집보다 상대적으로 학생부 반영률이 높은 수시 2-2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또 대학별로 수능 반영 과목 가중치 적용 등 전형 방법이 다양해져 맞춤 전략의 중요성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대학별 전형 유형을 꼼꼼히 따져 지원 전략을 세운다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수시, 정시 택일 해야
지난해 수능에서 등급만 표기했던 성적 표기방식이 올해 영역ㆍ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병행 표기로 변경됐다. 등급제에서는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한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했지만 점수제는 지원대학에서 가중치를 두는 영역의 점수가 높으면 유리할 수 있다.
예상보다 수능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학생부 성적이 중시되는 수시2-2 모집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다. 건국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숭실대 등 60여개 대학이 수능 이후에 다양한 전형 방법으로 수시2-2 모집 원서 접수를 받는다. 특히 학생부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은 서강대 학교생활우수자, 숙명여대 학생부우수자, 동국대 학업성적 우수자 전형 등에 도전해 볼 만 하다. 단 수능 이후 실시하는 수시2-2는 일반적으로 경쟁률이 높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맞춤 전략으로 최적의 조합을
가채점을 마친 정시 지원 수험생들은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 성적 환산 방법에 따라 산출된 대학 맞춤 점수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주요 대학들은 우수학생 선발을 목적으로 지난해에 비해 수능 필수 지정 영역보다 선택 영역을 확대한 점이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수험생들은 수능 반영 영역 중 어떤 조합이 유리한지 파악해야 한다. 주요 대학의 경우 대부분 수능 4개 영역을 반영하지만 대학에 따라 3개 영역을 지정 반영하거나 선택 영역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탐구 영역의 반영 과목 수도 비슷한 수준의 지원자끼리 경쟁하면 주요 변수가 되기 마련이다.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 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능 우선선발전형도 주목해야 한다. 모집인원의 30~50%를 수능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한다. 학생부 성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능 최상위권과 자립형사립고 및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선호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합격선이 높다.
학생부 성적은 부족하지만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은 경희대 중앙대 등이 실시하는 수능 100% 전형에 도전해 볼만 하다. 한양대 기계공학부, 홍익대 자연계열 등은 수능 1, 2개 영역만 반영해 선발하는 특정 영역 우수자 전형을 실시한다. 이화여대 국제학부전형Ⅱ처럼 외국어 성적을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에 유리한 자유전공학부 등은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지원 시 주의가 필요하다.
기말고사 소홀하지 말아야
수능 이후 누적된 피로로 2학기 기말고사를 소홀히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쉽다. 2008학년도부터 학생부에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가 기록돼 '학생부 변별력'이 갖춰지면서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3학년2학기 학생부 반영비율은 서강대, 성신여대, 항공대 각 8.25%,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각 10%, 건국대 12.5%에 달한다. 특히 교대의 경우 학생부 실질반영비율이 타 대학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가산점 역시 숨은 변수다. 대체로 인문계는 사회탐구, 제2외국어 및 한문 영역, 자연계는 수리 '가'형 또는 과학탐구 영역에 가산점을 준다. 특히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경우가 많은 상위권 대학에서는 당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 서울대는 인문계에도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한다.
장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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