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원ㆍ달러 및 원ㆍ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국내로의 송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현지 교포들이 보유 중인 외화를 대거 송금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일본지점에서 한국 본점으로 송금한 규모는 지난달 2,274건, 26억5,400만엔이다. 전달보다 1,090건, 16억9,000만엔 증가한 수치다. 작년 10월의 773건, 6억1,000만엔에 비해서는 건수와 금액이 각각 2.9배, 4.4배 급증했다. 일본에서 외환은행 본점으로 송금한 엔화 규모도 지난달 2억7,265만달러로 9월보다 2,097만달러 늘었다.
미국에서 송금되는 규모도 크게 늘었다.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에서 본점으로 송금한 규모는 지난달 1만113건, 1억3,684만달러로 전달보다 1,685건, 4,851만달러 증가했다. 신한은행 미국 법인과 지점에서 송금한 규모는 지난달 1억1,400만달러로 전달보다 4,500만달러 늘었으며, 두 달 전에 비해서는 6,500만달러 급증했다. 기업은행 뉴욕지점에서 국내로 송금한 규모도 지난달 323건, 2,346만달러로 전달보다 56건, 1,100만달러 늘었다.
지난달 미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송금이 급증한 것은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환차익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원ㆍ엔 환율은 지난달 24일 100엔당 1,495원으로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100만엔을 송금해 원화예금에 예치했다면 한달 전보다 407만원 많은 원화를 확보할 수 있었다.
원ㆍ달러 환율도 지난달 28일 1,457.8원으로 한달 전에 비해 297.3원 상승하면서 10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1만 달러를 송금해 환전했다면 한달 전보다 297만원 가량 더 많은 원화를 예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환차익 확보와 함께 외화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는 모국을 돕기 위한 애국심도 국내 송금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97년 외환위기 경험을 통해 장롱 속 달러를 한국에 보내면 애국도 하고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교포사회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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