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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 나선 재계/ 기업들 '쪼개거나 혹은 합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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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대응 나선 재계/ 기업들 '쪼개거나 혹은 합치거나'

입력
2008.11.1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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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생존 경영'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회사를 쪼개 성장 전략을 새롭게 하는가 하면, 비숫한 영역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등 체형 바꾸기 작업이 한창이다. 그룹의 전체적인 방향과 주요 계열사를 재정비해 위기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12일 두산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그간 덩치를 키워온 그룹 주력 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의 방위산업 부문을 떼어내 두산DST(가칭)라는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방산 부문을 독립 경영체제로 바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처럼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며 "기존 사업과 방산 부문의 성장전략이 다른 만큼,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두산그룹은 이와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과 인천공장 부지 등 기존에 두산밥캣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매각을 검토해온 자산을 매각, 불황 장기화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활용키로 했다. 두산그룹은 앞서 기존 사회간접자본 중심의 사업 골격을 유지한다는 방침 아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발을 뺀 적이 있다.

삼성그룹도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기존 정밀기계사업과는 별개로 카메라사업 부문(삼성디키털이미징)을 별도법인으로 설립했다.

디지털 카메라 사업을 삼성의 주력 분야인 TV나 휴대폰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앞서 삼성전자의 PDP TV 생산라인의 일부를 삼성SDI로 옮기고,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공통 분모였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사업를 합쳐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라는 신설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그룹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계열사 사업부분을 재조정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지난달 말 내비게이션 등을 제작하는 현대오토넷을 흡수합병했고, 현대로템으로부터 하이브리드카 부품제조사업 부분을 넘겨받기로 했다. 비숫한 부분을 한 데 모아 핵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차원이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의 생명과학 부문을 떼어내는 것을 비롯해 SK텔레콤의 디지털 음악 부분인 멜론과 쇼핑몰 11번가를 떨어냈다. 그룹 주력사인 SK에너지는 텔레매틱스 사업을 SK마케팅앤컴퍼니에 넘겨,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성장전략에 주력키로 했다.

LG그룹의 경우 분사는 아니지만, PDP사업부진을 감안해 경북 구미의 PDP모듈 생산라인(A1)을 태양전지 사업방향으로 전환했고, 전자부품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이병기 박사는 "불황기를 맞아 성장전략을 달리하는 것은 노동과 자본의 이윤과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며 "향후 경영내실화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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