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쌍용차에서 나온 '코란도 패밀리'라는 차를 대학을 졸업한 해인 1995년에 탔는데, 엔진 떨림이 심했고, 수동이라 기어를 변속할 때 클러치를 밟아야 했던 탓에 오래 타고 나면 왼발에 통증을 느낄 정도였다. 물론, 지금 쌍용차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르노삼성의 가솔린 모델 'QM5 씨티'는 세단과 차이가 없을 정도다. 물론 가솔린 모델이라 당연히 승차감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차의 성능에 가장 중요한 가속성능과 브레이크 등도 수준급이다.
르노삼성측은 부드러운 승차감의 공을 '엑스토로닉'이라는 무단(無段)변속기에 돌렸다. 보통 승용차의 경우 차종에 따라 적게는 4단에서 많게는 7단까지 기어변속을 통해 엔진의 힘이 차량 바퀴에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반면 무단변속기는 말 그대로 단이 없다. 모래시계 모양의 2개 도르레를 벨트로 연결해 지름의 크기를 속도에 따라 변화시키는 방식이어서 속도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충격이 없다. 일부에서는 무단변속기의 가속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차의 성능(2,500㏄ㆍ171마력ㆍ23토크) 때문인지 그런 느낌을 받질 못했다.
코너링은 다소 뒤떨어진다. 휘청거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SUV의 특성상 무게중심이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부드러운 승차감을 유지하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포기한 것 같기도 하다. 실내는 충분히 넓다. 4인 가족이 일주일 정도 캠핑 가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키를 시동장치에 꽂을 필요가 없는 스마트키, 하늘이 훤히 보이는 파노라마 썬루프 등 고급차에 있는 옵션들이 대부분 들어가 있다. 연비(11.2㎞/ℓ)도 SUV 치고는 좋은 편이다. 차량가격은 사양에 따라 2,500만~2,700만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다. 하지만 승용차의 안락함과 SUV의 편리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면 안성맞춤인 차량이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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