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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개혁성 '관타나모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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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개혁성 '관타나모 시험대'

입력
2008.11.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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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개혁성'을 시험하는 첫 관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관타나모 기지를 "미국의 가장 슬픈 역사"라고 부르며 조지 W 부시 정부의 대표적 실책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대선 승리 이후 수용소 폐쇄에 따른 법적 정치적 외교적 난제가 잇따라 제기되고 이에 따라 수용소 조기 폐쇄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오바마 당선자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오바마 정권인수팀은 10일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테러리스트의 처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CNN 방송에 밝혔다.

AP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수감자를 석방시킬 그룹과 미국 형사법정에 기소할 그룹, 고급정보와 관련됐을 경우 국가안보를 다루는 신설법정에 세우는 그룹 등 셋으로 나누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당선자도 지난달 31일 CNN과의 회견에서 "신중하지만 가능한 한 빨리 수용소를 폐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수감자를 본국에 이송할 경우 이들에 받을 인권탄압, 사법처리 방향 등 불확실한 요인이 많으며 미국 법정이 이들을 재판하는 것 역시 테러리스트를 미국으로 이송하는데 따른 법적ㆍ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뉴스위크는 앞서 국방부가 수감자 수용시설로 캔자스의 리벤워스 기지나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턴 기지 등을 검토해 왔으나 지역구 의원들이 테러리스트 이송에 반대하고 또 이들이 미국 법정에 설 경우 유죄가 확정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전했다.

수감자들이 수년간 피고인으로서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했고 '미란다 원칙'에 따른 정당한 사법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근거에서다. 이 와중에 미국민권연맹(ACLU)은 오바마 당선자에게 "취임 첫날 당신의 펜대로 미국 정부가 헌법과 건국이념에 충실하다는 것을 보여달라"는 내용의 전면광고를 뉴욕타임스에 게재해 논란을 확산시켰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것이 얼마나 복잡한 문제인지 국민에게 설명하려 노력했다"며 "수감자를 풀어주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밝혔다.

문제가 커지자 오바마 캠프는 일단 차단막을 쳤다. 데니스 맥도너 외교정책보좌관은 "관타나모 수감자 255명의 처리 방향이 결정됐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안보ㆍ법률팀이 소집될 때까지 어떤 프로세스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회에서도 관타나모 수감자를 일반 형사범처럼 법적 보호를 제공하는데 대한 공화당의 반발기류가 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새로운 법률체계를 세우는데 대한 우려가 많아 관타나모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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