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가입 때 상품설명을 들었다는 자필서명을 했더라도 원금 손실액 일부를 보상 받을 수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최근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에 투자했다가 거액의 원금 손실을 입은 우리CS자산운용의 '파워인컴펀드' 분쟁과 관련, "은행 측에 불완전 판매 책임이 있다"며 손실금액의 50%를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정기예금에 가입하기 위해 우리은행을 방문한 주부 A씨(58)는 창구 직원의 적극적인 권유로 파워인컴펀드에 가입했고, 약 3년 만에 원금 5,000만원 중 1,200만원 손실을 봤다. 분쟁조정위는 "우리은행이 펀드 경험이 없는 A씨에게 파생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고, '원금 손실 가능성이 0.02% 정도로 극히 낮다'는 식으로 권유해 A씨로 하여금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으로 오해하게 했다"며 판매사인 우리은행의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분쟁조정위는 "A씨도 투자신탁상품 가입고객 확인서에 서명 날인했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본 상품이 상당한 위험성이 있는 상품임을 알 수 있으므로 우리은행의 책임비율을 50%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2005년 11월부터 판매한 파워인컴펀드 1ㆍ2호는 2,000여명이 가입, 설정금액 1,700억원 중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파워인컴펀드 분쟁으로 배상할 금액은 최대 5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다. 정준택 분쟁조정총괄팀장은 "나머지 파워인컴펀드 관련 분쟁 100여건에 대해서도 오늘 결정을 참고해 판단할 것"이라며 "건별로 은행 배상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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