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화 시대 내셔널리즘의 본질을 고찰하는 학술대회가 14일 한양대에서 열린다.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와 일본 리쓰메이칸대 국제언어문화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학술대회의 주제는 '지구화 시대의 트랜스내셔널리즘'. 27명의 양국 연구자들은 일본의 우경화와 여기 대응해 나타나는 한국와 중국 등의 내셔널리즘의 배경과 방향을 짚어본다.
금융위기의 전지구적 확산이 보여주는 국가 간 경계의 약화, 자위대 항공막료장의 망언이 드러낸 식민주의적 내셔널리즘의 모순이라는 현실이 학문적 지평에서 논의된다.
트랜스내셔널리즘이라는 개념은 현 시대의 내셔널리즘이 오히려 가장 초국적적인(transnational) 특징을 띤다는 데서 도출된 것이다. 이는 '나'와 '타자'의 차별화에서 출발해 국가의 경계 내에서 의미를 갖던 기존 내셔널리즘 개념과 달리, 현 세계의 다발적이고 다극화한 내셔널리즘의 발호를 설명하는 단초가 된다.
기조발표를 하는 니시카와 나가오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쑨원과 타고르의 민족주의론을 검토하면서 내셔널리즘이라는 용어가 '민족주의'로 번역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민족주의가 막 성립할 당시 동아시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를 살핌으로써, 지구화 시대 내셔널리즘의 시원을 모색한다.
다카하시 히데토시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희생자의식 내셔널리즘'이라는 개념을 역사적으로 검토한다. 그는 식민지배를 받은 피해 국민들의 희생자의식 내셔널리즘이 '가해자의식 내셔널리즘'과 공모관계에 있고, 과거의 기억과 진정한 대면의 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를 낳았음을 밝힌다.
박선주 한양대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다문화주의의 발전과정을 살펴보고, 그것이 결국 국가주의의 틀 안에 포섭되는 원인을 '단언어성(單言語性)'에서 찾는다.
오사 시즈에 고베외국어대 교수는 1930년대 일본군 점령지 확대와 동시에 가능해진 '만주 투어리즘'에 주목하며, 관광과 역사표현의 관계를 설명한다. 야마시타 영애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인' 위안부가 다뤄지지 않는 점을 수면 위로 끌어냄으로써 성폭력과 내셔널리즘의 관계를 조명한다.
유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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