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평양에서는 남북 경제협력 역사에서 의미 깊은 행사가 열렸다. 남측의 안동대마방직과 북측의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새별총회사가 합작 운영하는 평양대마방직 준공식이 거행된 것. 평양 시내에 들어서는 첫 남북 합영회사다.
두 회사는 절반씩 총 3,000만 달러를 들여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 4만5,000㎡ 부지에 공장을 완공했다. 이 부지는 예전에는 인민군 공병대가 있었던 곳이다.
인근에는 평양 최대 규모의 방직공장도 자리하고 있다. 북측 관계자는 “이렇게 좋은 터를 내준 것은 그 만큼 남북 합영회사 성공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격려사를 보내 안동대마 김정태 회장이 대독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준공식은 분단 60년사에서 남북 경제인들이 힘을 합쳐 이룩한 민족의 쾌거이고 개성공단에 이은 또 하나의 성과”라며 “남과 북이 손을 맞잡으면 무엇이든 이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격려했다.
북측에서는 남북 경제협력회담 대표를 지낸 박창련 민경련 부회장이 나왔다. 그는 “6ㆍ15 남북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을 철저히 이행할 때 북남 경제협력에서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양대마방직은 평북 성천군 600만평 농장에서 재배한 대마를 가공한 뒤 전량 중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양말 타월 실크 등의 섬유제품은 남쪽에 내놓을 계획이다. 일단 500여명의 북한 노동자를 고용했지만 3,0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공장에는 천주교 작은형제회가 북측 노동자에게 식사와 진료 등을 제공하는 평화봉사소도 문을 열었다.
준공식에는 안동 출신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을 비롯해 남측 인사 257명이 참석했다. 이날 저녁에는 남측 중소기업인과 북측 민경련 산하 4개 총회사 사장 간 대북 투자상담회도 열렸다. 북측은 경협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왔지만 방북 기업인들은 당국 간 경색이 지속되면 대북 투자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태 회장은 “왜 실리를 찾지 않고 네가 옳다, 내가 옳다 싸우기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평양대마방직에 이어 앞으로 남측 기업들이 계속해서 북한에 진출하고 이익을 내려면 남북관계가 순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양=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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