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대 도래에 대한 한국 민주당의 표정은 두 갈래다. 하나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고, 또 하나는 미국 민주당의 성공에서 노하우를 배우자는 열기다. 오랜만에 당에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노선과 철학에서 궤를 같이 하는 미국 민주당의 재집권으로 야당으로서 행보에 이전보다 힘이 더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오전 오바마 당선자의 승리가 유력해지자 한미관계발전특위를 즉각 구성한 데 이어, 당선이 확정되자 바로 오후에 첫 회의를 여는 등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실제로 신자유주의 퇴조로 평가되는 미국 대선 결과는 현 정부의 규제완화와 감세, 공기업 민영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론에 반대하는 민주당 입장에 힘을 실어 주는 측면이 있다.
송영길 당 한미관계발전특위 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한미FTA 선비준 방침은 심각한 내부 분열과 정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일방적 의사일정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빌 클린턴 정부의 햇볕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오바마 행정부와 엄격한 상호주의에 입각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 노선 차이도 잘 활용하면 민주당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위원장이 "한미 동맹과 남북 화해 협력의 병행 추진이 필요하며 민주당이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며 여당에 공동방미단 구성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주최로 이날 오전 열린 토론회는 미국 민주당의 승인을 분석해 당의 활로를 찾아보자는 시도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오바마 효과와 뉴민주당 플랜'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오바마 현상은 미국 민주당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수년 간 공을 들인 풀뿌리 조직의 힘에서 비롯됐다"며 민주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그는 또 "미국의 진보는 운동을 통해 부활했고 운동에 기반하지 않은 개혁정당은 반드시 말라 죽는다"며 "한국의 진보 정치 세력도 네트워크 정치 등을 통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2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참석, 오바마 당선 이후 민주당의 들뜬 분위기를 반영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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