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간 펼쳐진 마라톤 승부의 마지막 고비에서 승자와 패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수원 삼성은 추격자들을 힘겹게 뿌리치고 1위로 종착역에 도착한 반면 인천 유나이티드는 뒷심 부족으로 후발 주자에 추월을 허용해 땅을 쳤다.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 삼성은 9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인천에 3-1로 승리, 같은 날 포항을 2-1로 물리친 FC 서울과 승점(54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3골 앞서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프로축구 사상 정규리그 1,2위가 득실차로 가려지기는 처음이다. 반면 전날까지 6위를 달리던 인천(승점 36)은 경남 FC에 3-1로 역전승한 전북 현대(승점 37)와 순위가 뒤바뀌며 플레이오프 진출 일보 직전 덜미를 잡혔다.
수원은 컵대회 우승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 6강 플레이오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2관왕 달성의 꿈을 부풀리게 됐다. 6강 플레이오프는 22일 4위 울산과 5위 포항의 단판 승부로 시작된다.
올 시즌 고비마다 위기 탈출의 원동력이 됐던 수원의 ‘젊은 피’와 ‘진흙 속의 진주’들은 인천전에서도 3골을 합작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의 일등공신이 됐다.
거듭되는 부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백지훈은 전반 25분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데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시즌 막판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1군 출전 기회를 잡은 홍순학은 후반 20분 상대 수비가 걷어낸 볼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그대로 슈팅, 결승골을 뽑아냈다.
2007년 대전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후 그늘에 머물던 배기종은 백지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후반 22분 서동현의 힐킥 패스를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배기종은 지난달 22일 전남과의 컵대회 결승전(2-0)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데 이어 인천전에서도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며 수원의 새로운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인천은 후반 32분 라돈치치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을 뿐 결정적인 찬스를 번번이 놓치며 최종전에서 대역전극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비운을 맛봤다.
세뇰 귀네슈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포항 원정경기에서 전반 20분 김치우, 전반 36분 데얀이 잇달아 골을 터트리며 막판 뒤집기의 꿈을 부풀렸지만 2-1로 경기를 마감하며 수원과 함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FC) 진출권을 따낸 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중반까지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전북은 0-1로 뒤지던 후반 17분부터 정경호, 김형범, 다이치가 잇달아 득점포를 터트리며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인천=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포항=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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